오늘은 그야말로 ‘집 나가면 개 고생이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하루였습니다
기상관측 이후 초유의 서울지역 폭설, 오후 4시까지 25.8센티미터의 적설량으로 출근포기, 교통대란, 시설붕괴, 퇴근전쟁 등 난리를 치른 하루였습니다.
삼청터널길, 인왕산길, 북악산길과 은평터널길 등 걸핏하면 통제되던 길이 오늘은 하루 종일 차 한대가 지나가지 못했습니다. 오늘 오전 지하철 인파에 휩쓸린 여성 2명이 실신할 정도였고, 교대역이나 신도림역 등 2호선 환승역 안에서는 발바닥이 저절로 떠 있는 상태로 밀려서 걸어 갔습니다.
한 외국인 사업가가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강남의 R호텔까지 리무진 버스로 5시간 반이나 걸려 도착한 후에 혀를 내두르며 말 했습니다.
"What a nasty surprise! I"ve had a long hard day. Exhausted... No place like home."
집 떠나니 개 고생이라고 영어로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잃은 하루 였는데 그 시간을 한 번 계산해 볼까요? 수도권에서만 약 1,500만 명이 각각 40분씩 허공에 날렸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 이상 허비했겠지만 평균 잡는다면 이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를 합산하면 1천만 시간이 되며 이를 인생의 수명으로 계산해 봤습니다. 사람이 80년 수명을 산다고 봤을 때 무려 140명의 평생 사는 시간의 합입니다.
새해 첫 눈은 보통 상서로운 기운을 가졌다 하여 서설(瑞雪)이라고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창 밖을 본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풍년을 기약하는 서설의 기쁨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번엔 축복의 서설이 아니라 개 고생의 폭설이 되었고, 140명의 평생 수명시간이 길에 뿌려진 하루였습니다.
태백산 눈축제 같은 눈꽃축제가 한창인 요즘, 축제의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던 새 해 첫 눈이었는데,,
좋은 것도 너무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을 깨닫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