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공부한다고 네델란드에 가 있을 때..
식구들 데리고 음식점에 가면 먹을게 별로 없다. 고기도 하루이틀이지 매일 먹으라면
넌덜머리가 나는 것..한국음식처럼 매콤하고 시원하고 한 음식은 별로 없다.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싫어하는 음식이 ‘감자’를 이상하게 조리한 음식들이었다.
“나 이거 싫어하니까..밥으로 좀 바꿔주세요.”
“감자를 싫어하다니요? 그럴리가요..저희 가게에 밥은 없습니다.”
“....................”
그랬다. 사실 유럽인들도 14c~15c에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았단다. 그런데..감자라는
식물이 어디서 들어온 이후로 굶어죽는 사람들은 없게 되었고..식탁에서 아이들이 감자
먹다가 부스러트린 조각 흘리면 당장 주워먹게 할 정도로 고마운 음식이 감자인데..이것을
맛없다고 탓하고 바꿔달라면 음식값 안받아도 좋으니 나가달라고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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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산에 들에..천지가 푸르른 식물들과 나무들이 가득 차 있다.
그냥 8월초라서 산천이 푸르네..하면 간단하겠지..
1960년대 중반쯤..우리나라의 산업분포도는 사실 농업인구가 90%정도 되었었지. 전쟁이
끝나고 얼마되지 않았다보니까..산천은 다 벌거숭이라서 사방공사니 뭐니 해야했고..농사를
지으려해도 기본적인 치수사업이 안되어서 물은 없고..기근들기 딱 좋은 환경이었지.
"기근이 들어 서로 바라보며 먹을 것은 오직 풀뿌리와 나무껍질뿐이다." (당시 조선일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먹었었지. 개구리고 뭐고..쑥은 나오기도 전에
캐다먹고..소나무껍질..옻나무껍질..민들레뿌리..독초인지 뭔지도 모르고 삶아먹다가 배탈이
나서 침 맞으러도 좀 다녔었고..
초근목피(草根木皮)..영양가 없는 풀뿌리를 너무 많이 먹다보니 애들 배는 모두 뿔뚝 나와
있던 것도 그때의 일반적인 모습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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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도 가끔 산에 오르는 기회가 있으면..나는 소나무 끄트머리를 빙그르 돌려서 쏙 뽑으면
하얗게 속살이 나오는 그 부분 씹어보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새로 나온 햇순이면
어느 식물이든 입에다가 넣어본다는..
에혀~~어떨 때는 이제 밥줄이나 먹고 살만해서 다이어트에 신경 쓸 정도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과거의 끈을 놓지 못하는가 하고 생각할 때가 많어..추억을 먹는 것인지..습관인지..
The Festival에 나오는 어떤 축제보다도 일단 먹는 것이 들어가는 축제가 먼저 눈에 띤다는
말을 하면 운영자님한테 혼날까?~~^^*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