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 샐녘에 /정동묵
한때 쓰러진 풀이 가여웠다
새벽녁 길을 걷다가
제 한 몸 가누지 못하는
그를 동정했다
세월 흘러 어느날
다시 그 길을 걷다가 알았다
그는쓰러진 게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에
잠시 누워 있던 것임을
누워서 하늘 보던 것임을
- 정 동 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