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계곡의 풍경
더이상은 못 달리겠다는 듯이, 긴 숨을 몰아쉬며 멈춰선 버스.
그래도 센스있는 이 녀석이 멈춰선 곳은, 아름다운 겨울풍경을 만들어
우리를 기다리던 월정사 입구 오대산 계곡이다.
"와아~"
감탄사 한마디로 모든것이 표현되는 순간!
차갑지만, 날카롭지 않은 바람, 모든것이 정화되는 것같은 맑은 공기. 자연과 하나되는 느낌이다.
이 느낌을 한 순간이라도 더 품에 안고싶어, 여기저기를 걸어보기로 한다.
전나무 숲의 맑은 공기를 가는 길
월정사 주차장에서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하나 지나면,
왼쪽으로는 월정사로 오른쪽으로는 전나무 숲길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월정사의 겨울풍경도 궁금했지만, 일단은 천천히 걸으며,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조용히 흐르는 계곡과 발맞추어 천천히 걸어본다.
따스한 햇살이 만들어 주는 빛과 그림자 전시회
수달이 살고있는 오대천
수달이 살고있다는 오대산 계곡, 그만큼 깨끗한 이곳은 바람소리, 햇살마저도 다른곳과는 다른 느낌이랄까.
수달 발자국
2006년 10월 23일 쓰러지기 전까지 이 숲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다던 나무
쓰러지기 전 600 살의 나이로, 이 숲에서는 최고령 할아버지였다던 나무
온갖 비바람과 눈꽃들은 견뎌냈어도, 세월의 무게는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엄청난 길의 나무토막(?)을 보며, 똑바로 서 있었을 때는 얼마나 높았을까 상상해본다.
전나무 숲길의 시작
아마, 이곳이 월정사로 향하는 전나무 숲길의 시작이었나 보다.
난 주차장에서 부터 거꾸로 걸어온 셈이지만, 거꾸로 걷든, 시작점 부터 걷든
전나무 숲길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손흔들며 인사한다.
자 이제 다시 돌아가자.
토속신을 모시던 곳이라는 성황각
전나무 숲길을 되돌아 걸으며
월정사 천왕문
길을 되돌아, 아까 만났던 나무와 계곡들, 그리고 새들과 인사하다 보니, 어느덧 월정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월정사는 큰 규모의 사찰이다.
월정사 전경
경내의 분위기가 조용하고 엄숙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이 꼭 마음에 들었다.
차분히 내려앉은 맑은공기와 엄숙한 분위기는, 복잡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월정사 여기저기를 조용히 거닐며. 복잡한 마음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알 수 없었던 이런저런 마음들이 하나씩 정리가 되는것 같은 기분이다.
오전 내내 걸었더니, 배고 고프다.
밥을 먹으러 가자!
오대산 자락에서 먹는 더덕구이
오대산 걷기여행을 통해 마음이 맑아졌으니, 그 마음을 담을 그릇인 몸도 깨끗히 씻어야지.
오대산 여기저기서 돋아난 푸른 산나물을 재료로 한 산채정식과 더덕구이를 먹어본다.
향긋한 내음과 깔끔한 맛!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린다!
자. 배도 부르고, 몸도 마음도 맑아졌으니, 뭔가 재미있는게 없을까?
대관령 눈꽃마을에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는 이야기!
지체하지 말고 찾아가보자!
썰매기차를 타다!
대관령 눈꽃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건 바로 썰매장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봐왔던 썰매장과는 다른 느낌!
바로 스키장의 슬로프처럼, 수영장의 미끄럼틀 처럼, S 자 곡선의 썰매코스!
게다가, 설매를 연결하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차를 만들어 더 스릴있는 썰매놀이를 즐길 수 있다!
S자 곡선코스의 눈꽃마을 썰매장
넘어갈듯 말듯! 스릴넘치는 썰매타기!
정신없이 썰매타기에 빠져있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다.
그런데, 이곳엔 썰매타기만 있는게 아니라며, 새로운 체험거리를 이야기 해주시는 마을주민분들.
이제 저녀석들을 잡을거다!
뜬금없는 짐승얼굴이냐고? 이제부터 저녀석들을 잡을거다! 어떻게?
전통 활쏘기 체험!
이 순간 만큼은 멋진 궁사가 된다!
제대로 쏘면, 약 130m 정도를 날아간다니, 그 위력이 참 대단하다.
생각보다, 활을 잡아당기는 힘이 필요했는데, 활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그 옛날, 사냥꾼들은 이 활로 어떻게 빠르게 움직이는 산짐승들을 잡았을까?
참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몇시간을 썰매를 타고, 활을 쏘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많이 지쳐버렸나보다.
따듯한 버스에 앉아마자, 사르르 눈이 감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 스타디움의 전경
작년 겨울 쯤었던가, 많이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국가대표" 라는 영화가 있었다.
스키점프라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이겨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5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
재미와 감동을 담은 이 영화는 많은이들에 사랑을 받았었다.
그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스키점프 경기장!
영화 "국가대표"의 촬영장소인 알펜시아 스타디움
경기장 아래에서 바라본 스키점프대
사진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그 높이가 아찔할 정도다.
위로 보이는 타워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기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스키점프 선수들이 바라볼 아래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타워에 올라가기 위한 모노레일 탑승권
스키점프 선수들이 점프대에 올라가기 위해 만든 모노레일,
경기나 대회가 없을때에는 관광객들에게 개방하여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해두었다.
저 탑승권에는 타워에서 2000원 상당의 음료를 마실수 있는 교환권도 포함되어 있어
음료를 마시며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지상과 타워를 운행하는 모노레일
타워로 올라가며
타워 입구에 도착!
저 멀리, 스키장도 보이고, 높은 산들이 만들어내는 물결과 같은 멋진 곡선이 두눈을 사로잡는다.
높은곳에 올라와, 조금 춥긴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다. 이렇게 멋진 풍경이라면.
그런데. 아, 너무너무 춥다;
몸을 좀 녹여야지. 타워 안으로 들어가본다.
따듯한 음료를 파는 까페
타워 안에는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따듯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까페가 자리하고 있다.
입장권에 포함된 2000원 상당의 음료교환권을 내고, 마시고 싶은 음료를 고르면 된다.
음료하나를 받아들고, 타워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전망대의 모습
많은 이들의 추억과 사랑이 담겨있는 장소
타워안에서 파는 기념품들과 특산품
어느세 해가지고, 어둑어둑 해진다. 하루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모를정도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평창한우
우와! 오늘 저녁은, 그 유명한 평창한우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하루종일 이렇게 좋은것들만 보고, 듣고, 느끼고, 먹어도 되는걸까 싶을정도다!
몸도 마음도 배부른 하루, 이제 슬슬 잠이온다. 하아암...
오대산 소나무 펜션의 전경
하루종일 여기저기를 다녀서인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평창의 맑은 공기를 마셔본다.
어제는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펜션이었다니!
평창의 농촌숙박 브랜드 "농박"
식당이 있는 작은 건물에, 밭을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 정겨운 모습에, 실례가 되는지 알면서도 살짝 들어가본다.
오대산 소나무 펜션의 아담하고, 깔끔한 식당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식당에서,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께서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신다.
몸에좋은 자연산 산나물들로 한상가득 차려주신 아침밥상
아침에 이렇게 한상 가득한 밥상을 본적도 없거니와, 이렇게 맛있는 산나물 반찬을 본것도 처음이다!
아 ~ 보기만해도 행복하다!
방아다리 약수터로 향하는 길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곳에 있는 방아다리 약수터 숲길을 산책하기로 한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와, 하늘 높이 뻗은 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긴다.
거의 다 왔어!
방아다리 약수터의 모습
이곳의 물은 맛이 조금 특별하다. 일반 생수의 맛이 아닌, 톡 쏘는 탄산수의 맛이 나는데,
설탕만 넣으면 바로 사이다 맛이 날 것 같다. 몸에 좋다하니, 물통에도 한통 가득 넣고, 여러잔 연거푸 마셔본다.
평창 송어축제장
사실 평창을 찾은것은, 23일부터 펼쳐질 송어축제를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해를 거듭할 수록 그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평창 송어축제!
그런데 아쉽게도,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의 여파로, 축제가 연기가 되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아쉬운...
그래도 그냥 돌아갈수만은 없지!
축제장 내 썰매장과 얼음 범퍼카
추억의 얼음썰매!
송어낚시체험이 펼쳐질 얼음낚시터
송어낚시 체험
이런 모습으로 낚시체험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아 직접 해보지 못함이 너무 아쉽다.
군고구마 통이 아닌, 송어구이 통!
군고구마 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 통은 축제기간 동안 장작불을 피워,
송어구이를 맛볼수 있게 할 송어구이 통이라 한다.
특별히 축제를 위해 제작했다고 하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우왓! 송어다!
송어구이통을 구경하는 동안, 어디선가 파닥거리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우왓! 송어다!
송어는 이렇게 생겼구나.
축제를 못보고 돌아가는것이 안쓰러우셨는지 송어를 직접 잡아 보여주신다.
생각보다 크기도 하지만, 힘이 정말 대단하다.
요렇게 송어를 손질해서!
아까 보았던 송어구이 통안에 넣고 조금만 기다리면!
송어구이 완성!
짜잔! 송어구이 완성이다!
송어를 맛볼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붉은살의 먹음직 스런 송어를 한점 크게 집어 입안으로 쏙!
아 ~ 비릿내도 없고, 담백한 것이 너무 맛있다아 ~
먹음직스런 송어회
송어구이의 맛을 본 이상 그냥 갈 수 없었다!
송어회를 먹으러, 식당으로!
붉은살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송어회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나 이거 먹으러 또올꺼야... 흐흐..
평창 송어축제가 구제역으로 일단 연기가 되었지만, 상황을 봐서 1월 초순경에 개장을 할 수도 있다고 하니
그때 꼭 다시 와야겠다!
아 ~ 잊을수 없는 송어의 맛!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피어오르는 진부 3일장
왠지,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 평창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찾아본 진부 3일장.
진부장터는 3과 8이 들어가는 날에 장이선다하여 3일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지역의 문화를 알고싶으면, 그지역 시장에 가보라 했던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와, 할머니들께서 들고 나오신 각종 산나물들은
평창의 문화를 알게하기에 충분했다.
김이 모락모락! 맛있게 익어가는 찐빵들
34년, 2대째 이 찐방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는 유명찐빵
34년동안, 2대째 찐빵집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진부장터의 명물! 유명찐빵!
진부장터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들러봄직한 장소이다.
그 동안, 평창 하면, 고랭지 배추밭이나, 스키장만을 떠올렸던 기억들.
1박 2일동안 평창의 아름다운 명소들과의 만남은, 그러한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감만족! 몸도, 마음도 깨끗해지고 행복해지는 평창여행!
비록, 구제역으로 송어축제를 제대로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1월 초순경 다시 열릴수도 있다하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 보기로 한다.
한겨울! 좋은 좋은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Happy 700!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평창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