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고향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부모님은 다 무고하시지요?
고향은 잘 있던가요?
가시지 못했더라도 고향이 있다는 것은
퍼도퍼도 다함이 없는 샘물을 가진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다 다행히도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더 없는 복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어머니의 편지를 보내드릴까 합니다.
이제 막 한글을 깨치신 어머니의 갓 구워낸 커피 향과 같은 순수 그대로의 편지입니다.
어디 어머니의 따뜻한 품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1)
사랑하는 망내 아들아
너는 하늘나라에서 잘 있지?
널 보내고 엄마는 하루가 너무 힘이들구나
게우 삼십오년도 못덴 세월이 너무 아십고도 허무하구나
그동안 살면서 잘 해주지 못해서 너무나도 가심이 압파...
우리너무 가난햇찌...
망내아들 하늘 나라에서라도 행복해라.
엄마는 너무 힘이드러서 요줌에는 모든 걸 다 버리고
하동에 문화헤간에도 다니면서
선생님껴 공부도 배우고 잘 잇단다.
할말른 끗치 업지만 말로서 엇찌 다 표연할꼬
이만 주린다..
엄마가..
2)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하늘나라에 먼저 간 아들아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아들아
너와의 시간이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하늘나라에서 만나는 날
못다한 사랑으로
꼭 안아줄께 아들아!
3)
수용이 아부지
천국이 좋소?
나도 따라 갈께요
자석들도 다 건강하요
나하고 그동안 살아조서 고맙소
하나님이 출석불러주면 가께요
남은 세월 주를 위하야 일하다가 가겠니다...
세 편지다 저자가 다릅니다.
둘은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어머니의 편지이고
마지막 하나는 남편에게 보낸 편지이지요.
하동군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인문해교실 학생들의 글을 깨친 후
처음 보내는 편지랍니다.
이 편지 읽으시면 꼭 부모님께 안부편지 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