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에서 일어난 생애 단 한번의 사랑을 추억하는 축제 제16회 평창효석문화제가 오늘 시작되었다.
평창효석문화제는 올해 35회를 맞이하는 효석백일장에서 비롯되었다. 가산 이효석이라는 인물의 선양과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마을주민들의 평소 마음이 효석백일장을 뛰어 넘어 이제 마을의 쇠퇴를 막기 위한 지역재생의 자원으로 인물 이효석과 작품 메밀꽃필무렵을 소재로 축제로 발전한 것이다.
제6회 축제 때 지금의 먹거리장터인 주무대가 상설축제장으로 조성되었고, 제 7회 때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축제로 지정되면서 성장하기 시작해 올해 제16회는 우수축제로 선정되는 등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급성장한 축제의 예술성과 인문학적 감성은 신현식 관광학박사가 축제 총감독으로 임명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더페스티벌은 2014 평창효석문화제의 설레임과 감동을 기대하며 메밀꽃밭을 찾고 있는 축제애호가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신현식 총감독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신현식 총감독과의 대담 내용이다.
더페스티벌: 효석문화제는 어떤 축제인가, 무엇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매력 요소인가?
신현식: 평창효석문화제의 축제매력성은 바로 소설 속 메밀꽃밭이며, 그 메밀꽃밭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인 봉평의 메밀꽃밭이라는 오리지널성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이 갖는 시간성과 공간성도 축제의 매력으로 들고 싶다. 1930년대 소설 메밀꽃필무렵이 세상에 나오게 되는 시대의 전통성과 메밀꽃이 소금을 흩어뿌린 듯이 피는 시기에 축제를 여는 시간적 매력성이다.
봉평장, 충주집, 물레방앗간, 메밀꽃밭, 개울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축제 프로그램도 소설 속 주인공으로 관광객을 전환시키는 공간적 매력성이다. 그래서 축제는 소설 마을로 1년간 봉평 마을에 대한 장소감의 에너지를 만들어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일상의 관광화로 마을을 이끌고, 비일상의 축제로 다시 마을을 찾도록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더페스티벌: 올 축제는 어떤 주제 또는 개념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나?
신현식: 작년 축제 부제가 ‘이효석의 꿈’이었다면 올해 부제는 ‘이효석의 고향’이다. 축제 기간 10일 속에 추석을 품고 진행되며, 고향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 귀성객들에게 이효석의 고향인 효석문화마을에서 마음의 고향 체험과 이효석의 작품인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로서 소설 체험을 극대화 해 전개될 예정이다. 이에 2014 축제 슬로건은 ‘이효석의 고향 봉평(평창)으로 오세요’ 로 설정하였고, 서정적 축제로의 일탈성 접근을 위해 고향 느낌 그대로 축제장 조성과 소설 느낌 그대로 메밀꽃밭 특화를 전략으로 체험 프로그램의 강화를 실시해, 1년을 추억할 수 있는 축제로 축제 방문객의 만족도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더페스티벌: 오늘 시작해 9월 14일까지 열흘간 축제가 진행되는데 올 축제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신현식: 축제의 프로그램은 2마당(이효석마당, 봉평장 마당) 6개존(이효석 주제존, 메밀꽃 소설존1, 메밀꽃 소설존2, 메밀꽃 문학존, 봉평장 소설존, 충주집 소설존)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존을 연출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축제 동선의 흐름은 이효석마당에서 놀다 봉평장 마당에서 쉬다가는 컨셉이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소설 체험의 극대화를 컨셉으로 우선, ‘메밀꽃필무렵’이라는 소설체험북을 제작해 축제와 마을 정보, 퀴즈, 소설과 소설배경지로서 상징공간에 대한 축제 감성표현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담아 3천원에 판매하였고, 유료존으로 운영되는 이효석 주제존(2천원)과 메밀꽃 소설존1(2천원)을 무료 입장도록 하였다. 그리고 해설사와 함께하는 출발! 소설탐험대, 물가동네 DJ음악실, 스토리텔링 공연으로 마당극 ‘메밀꽃필무렵’과 소설 속 명장면 ‘거리상황극’, 전통놀이와 체험 그리고 민요와 버스킹이 어우러진 즐거운 축제동선 ‘이효석 길’을 조성하였으며, 야간에는 문학관 야외무대에서 ‘감성콘서트’, ‘독서토론’, ‘작가와의 만남’ 야간영화상영 ‘흑백 메밀꽃필무렵’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더페스티벌: 문학작품을 콘텐츠로 축제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어떤 형태의 축제로 구성했는지 기획의도를 알고 싶다.
신현식: 평창효석문화제는 문학 속에 특징이 있고, 문학이라는 특징을 잡아 콘텐츠로 표현하여 공감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축제이다. 즉, 소설 ‘메밀꽃필무렵’의 스토리텔링이 축제의 핵심전략이며, 가산 이효석의 문학적 아우라를 점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축제의 포지셔닝이다. 지금은 스토리텔링의 핵심인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설 ‘메밀꽃필무렵’을 해학과 즐거움이 있는 마당극으로 만나고, 소설 속 배경지라는 장소성을 살려 소설을 입체적으로 느끼는 ‘거리 상황극’, 메밀꽃밭에서 작가 이효석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그린 무언극 ‘이효석의 꿈’,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느끼는 ‘소설 탐험대’, 메밀꽃밭 삽화로 느껴보는 소설 ‘메밀꽃필무렵길’, 소설체험북 ‘메밀꽃필무렵’을 비롯해 정말 무궁무진하다.
더페스티벌: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소설을 입체적으로 축제로 구성하여 보여주는 축제는 드물 것이다. 새로운 축제 장르가 탄생한 것도 같은데 감독으로서 어떻게 포지셔닝해가고 싶은가?
신현식: 나중에는 보드게임도 제작해 메밀꽃밭에서 ‘메밀꽃필 무렵 보드게임 대회’도 구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스토리텔링형 축제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하고 싶다.
더페스티벌: 신현식 감독님이 작년부터 이 축제에 예술성을 가미하며 변화를 줬는데 문화기획자로서 어떤 시도를 하셨는지..
신현식: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막힐 지경이다. 숨이 막힐 지경의 몰입을 메밀꽃밭 최초 공연으로 달빛아래 문학(소설:메밀꽃필무렵)을 통한 인간(방문객)과 자연(메밀꽃밭)의 조화를 주제로 ‘이효석의 꿈’이라는 부제공연을 기획하여 연출하였다. 부제공연을 통해 축제의 메시지를 예술로 표현한 것이다. 자연 → 인간 → 문학 → 인간 → 자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조화가 결국엔 문학을 통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 표현하였다.
더페스티벌: 실제 소설 속으로 뛰어 들 것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 일탈성의 축제가 된다는 뜻인가?
신현식: 작품에는 소녀와 이효석 그리고 소설속 등장인물이 나온다. 소녀와 이효석의 만남은 자연을 상징하는 소녀를 통해 인간인 이효석이 감명으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작성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연을 통해 인간은 이로움을 얻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이 창조한 문학에 의해 자연에 대한 경의와 삶의 치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평창효석문화제 방문은 도심 속 인간 삶의 무게를 메밀꽃이라는 자연을 통해 문학으로 감성을 자극받고 치유하는 축제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더페스티벌: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메가폰을 잡았는데, 작년 연출했던 것과 비교하여 올해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신현식: 작년에는 새로운 접근으로 콘텐츠의 확장을 시도해 큰 호응을 얻었다면 올해는 소설 체험과 축제동선인 길의 콘텐츠화를 통해 축제의 서정성과 고향성을 부각시켜 보았다. 이를 위해 킬러콘텐츠인 소설 속 메밀꽃밭 체험을 작년 메밀꽃 소설존1 에서 메밀꽃 소설존1과 2 두 곳으로 강화시키고, 서정적 느낌의 메밀꽃밭으로 소설존 특화 전략을 만들었다. 그리고 축제 동선인 이효석 길을 하나의 거리 콘텐츠로 새롭게 시도하였다. 유료 메밀꽃밭인 ‘메밀꽃 소설존 1’은 기존의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축제장 동선인 이효석 길로 이동시키며 보다 단순해 졌지만, 청각과 시각은 이효석과 소설을 인지하며 감성을 메밀꽃 엽서에 표현하여 추억을 만들도록 했다. 즉, 메밀꽃밭 공간을 ‘이효석 길’, ‘메밀꽃 필 무렵 길’, ‘메밀꽃 사진 길’로 소테마를 구성해 메밀꽃밭의 스토리텔링이 처음으로 실시된다. ‘메밀꽃 소설존 2’ 는 무료 메밀꽃밭으로 메밀꽃 오솔길을 걸으며 메밀꽃밭 그대로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고, 소설 속 당나귀 체험(유료)을 이용하면, 당나귀를 몰고 직접 오솔길을 걷거나, 타고서 메밀꽃밭 오솔길을 투어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했다.
더페스티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시도가 있을 걸로 기대되는데 어떠한 로드맵을 가지고 나갈건지?
신현식: 아울러 메가폰을 계속 잡는 기회가 된다면 평창효석문화제의 킬러콘텐츠인 메밀꽃밭 체험은 소설 기반의 정적인 메밀꽃밭과 축제 기반의 동적인 메밀꽃밭 그리고 이효석 기반의 문학적인 메밀꽃밭으로 특화하여 방문객에게 평창효석문화제의 정체성을 메밀꽃밭의 다양성을 통해 체험도록 할 계획이다.
더페스티벌: 올해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는지, 더페스티벌 회원들에게 힌트를 주신다면?
신현식: 우선, 축제 안내소에 들러 축제 정보와 오늘의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유료 입장료 절감과 축제장 체험 극대화를 위해서 소설 체험북 ‘메밀꽃필무렵’을 꼭 구매해 유료존인 ‘메밀꽃 소설존 1’과 ‘이효석 주제존’을 몇 번씩 입장하며 축제를 100% 즐겼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 동선으로 섶다리를 건너 가장 먼저 갈 곳으로 ‘메밀꽃 소설존 1’을 입장해 소설 속 메밀꽃밭을 체험하고, 문학관인 ‘이효석 주제존’으로 가서 작가 이효석과 그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이효석 생가와 평양에 살던 푸른집이 있는 ‘이효석 문학존’에 들려 소설 체험북에 있는 퀴즈 문제를 풀거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읽으면서 메밀꽃밭 속 문학체험을 하면 이효석 마당을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봉평장 마당을 향해 가면서 ‘메밀꽃 소설존 2’에 들려 메밀꽃밭 나귀타기 체험이나 자연 그대로 메밀꽃 오솔길을 체험한 후, 섶다리가 아닌 남안교 다리를 지나 ‘충주집 소설존’에서 맛있는 전통 먹거리를 즐기며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봉평장 소설존’에서 지역주민이 판매하는 농특산물을 구매했으면 한다. 관람 팁으로는 매일 2시와 4시에 ‘봉평장 소설존’을 시작으로 ‘메밀꽃 소설존2’까지 5곳의 포인트에서 이동식으로 진행되는 거리 상황극 ‘소설 속 명장면’을 따라다니며 축제장 2라운드 투어를 즐기면 또 다른 재미를 맛볼 것이고, ‘충주집 소설존’에서 진행되는 마당극 ‘메밀꽃 필 무렵’도 꼭 챙겨봐야 하며, ‘이효석 주제존’에서 실시되는 야간 프로그램까지 참여하고, 마지막 밤 9시에 진행되는 흑백영화상영 ‘메밀꽃 필 무렵’까지 챙겨본다면 최고의 축제 관람일 것이다. 그리고 야간에 달빛에 펼쳐진 메밀꽃밭과 아침에 이슬 내린 메밀꽃밭을 거니는 체험은 바로 평창효석문화제의 최고 일탈성이며, 일상의 삶을 치유시키는 감성체험이기에 권유하고 싶다. 또한 1박 2일로 무이예술관, 허브나라 등 연계관광을 즐기는 축제 스케즐은 최고의 가을여행이 될 것이다.
더페스티벌: 개인적으로 이 축제와 인연을 맺으시게 된 동기는?
신현식: 나에게 평창효석문화제는 학문적으로 자식과도 같은 축제이다. 왜냐하면 나는 평창효석문화제를 사례로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이 지역브랜드자산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논문을 써 관광학 박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인연이 작년 축제 일몰제에 걸려 우수축제 진입과 문화관광축제 퇴출의 위기적 상황에 총감독이 되어 감사하게도 우수축제로 성장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지금은 평창효석문화제를 통해 축제학과 축제현장을 넘나들며 현장형 학자로서 내공을 쌓으며 축제 현장에서 성장의 답을 찾고 축제학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더페스티벌: 끝으로 우리나라 축제발전을 위해 한마디 코멘트 좀 부탁한다.
신현식: 나는 요즘, 우리나라 축제 발전을 위해서는 축제 조직과 운영에 관심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과거 우리나라 축제의 성장이 프로그램 등 콘텐츠 개발에 있었다면, 이제 축제의 성패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안정적 축제 조직 구축과 그 운영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유럽의 민주도형 축제들과는 달리 관주도형 축제가 많다. 축제 운영이 하루아침에 관주도에서 바로 민주도로 전향되는 것이 아니므로 축제 조직과 운영이 형식화되고 있다. 그리고 순수 민주도형축제도 마찬가지이다. 풀뿌리의 시민에 의한 운영 구조가 자리 잡지 못한 이상 축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결국, 쇠퇴기를 맞이하고, 지역주민에게 외면되며 축제 매너리즘과 그들만의 축제라는 오해를 부르게 된다. 또한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축제이기 때문에 행정과의 마찰도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축제는 지역의 많은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되어 각각의 입장과 생각이 있다. 이제 중간적 단계인 축제 정책 네크워크 구축을 통해 축제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나라 축제 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매우 중요하다. 민주도형 축제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평창군이 축제 거버넌스에 대한 모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더페스티벌은 신현식 총감독과의 대담을 통해 평창효석문화제가 문화관광형축제의 새로운 아우라(Aura)를 만들어 가며 그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어 성공축제라고 정의해 본다. 문학축제로 문학마을 브랜드 창출에 그 비전을 두고 메밀꽃축제에서 효석문화축제로 포지셔닝 해 가는 것이 좋아 보인다. 즉, 소설을 내세워 문화자산 구축을 통한 관광마을을 실현시키는 단순관광형 축제에서 이제는 문학마을로서 문화를 브랜드화하는 문화관광형 축제로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결국, 평창군 봉평면이 대자연과 함께 ‘소설마을’에서 ‘문학마을’로 그 인지도를 넓혀 세계인들이 찾는 문화관광 명소가 되어가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강원도 출신 감성감자 신현식, 감성으로 자신의 영혼을 훔쳐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자, 신현식 총감독의 다음 문화기획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