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티벌 즐겨찾기 추가
  • 2024.10.05 (토)
 축제뉴스 축제뉴스전체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축제 [인터뷰] 박종우 운영위원장
TheFestival 기자    2022-09-30 07:21 죄회수  8677 추천수 13 덧글수 8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국내에는 다양한 공연예술축제들이 있다. 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예술축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축제는 주로 성인과 아동 쪽에 집중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여 청소년들이 즐길만한 공연예술축제를 만든 단체가 있다.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단체명으로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축제(이하 청공축제)>를 운영하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국내에서 청소년 대상 공연 활동은 계몽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으로 인해 예술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들이 많았다. 흡연 예방 연극, 학교폭력 예방 연극 등으로 대표 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학교 현장 방문 공연이 만연해지며 연극인들의 기피 현상이 대두되었고 이로 인해 공급되는 공연물이 많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연장으로 와서 관람하고 싶은 청소년 관객들은 대학로에서 장기공연을 하는 로맨틱 코미디나 개그 공연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척박한 현실 속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를 7회째나 이어오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장인  축제운영위원장을 스티벌이 만났다.

스티벌 :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축제>, 축제명에서 강한 의지가 보이네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예술 축제가 국내에 또 있나요?

: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슷한 축제가 있으면 함께 연대해 보려고 찾아봤는데 관청에서 일회적으로 진행되는 것들은 몇 개 있었는데 민간 주도로 지속해서 하는 곳은 찾질 못했습니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대전의 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대전 어린이 청소년 연극축제가 있는데 이곳이 올해부터 청소년 연극축제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곳과는 앞으로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이어가려 합니다. 그 외에 이런 축제를 운영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좀 주세요. 많이 외롭습니다~

스티벌 : , 그런데 보통은 연극축제로 명명을 하는데 청공축제는 공연예술 축제라고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처음에 축제를 만들 때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연극축제라 하면 참가 대상이 연극에만 국한되는 느낌이 들어서 꼭 연극이 아니더라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라면 음악, , 마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물론 연극으로만 했을 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현실적 고민도 크게 작용을 하긴 했죠.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참가할 순 있지만 어떤 형태더라도 극적인 형태를 갖추는 공연을 우선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라고 해서 일반 콘서트나 연주회 같은 형태는 안되고 음악을 활용하여 극적인 구성을 갖춘 작품이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스티벌 : 이 축제를 처음 기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많은 질문을 받으셨겠지만요.

 : 많은 질문도 못 받았습니다. 그만큼 청소년 공연예술 활동에 관해 관심이 없는 거죠. 이 인터뷰를 통해서 많은 분이 청소년 공연예술 활동에 관해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성원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축제를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는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였습니다. 제가 청소년전문극단 진동이라는 청소년전문극단을 2001년에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매년 청소년 대상 창작극을 1년에 한 편씩 공연을 올렸죠. 극장에서 1-2개월 정도 공연을 한 후 전국 순회공연을 도는 형태로 진행을 했었는데 약 10년 정도가 지난 후부터 극장 공연이 안되는 거에요. 그전에는 일반 관객들도 많이 보러 와주시고 학생 단체들도 관람을 왔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극장 공연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관객 수가 급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원금을 받지 않는 한 자연히 극장 공연은 못 하고 학교나 단체가 부를 때 찾아가서 하는 공연만 진행하게 되었죠. 이러면 새로운 작품은 못 하게 되고 기존 레퍼토리를 돌리는 공연만 가능하게 됩니다.

스티벌 : 이렇게 되면 재미가 없지 않나요? 연극을 한다는 게 새로운 작품을 만들면서 예술가들끼리 서로 지지고 볶고 하는 재미가 있을텐데요. 즉 관객과 만났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하는 것이라 들었는데요..

: 네 맞습니다. 그런 재미가 사라져 버리니 이건 뭐 영업사원이 된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스스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주변에 청소년극을 해왔거나 관심이 많은 극단 대표분들을 만나서 축제를 만들어보자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사진) 작년 축제 폐막식

스티벌 : 처음에 시작하신 분들이 다섯 분이라고 들었는데 그렇게 모인 분들인가요?

 : 그런 셈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분들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그냥 무식하게 축제를 해보자고 했을 때 흔쾌히 함께 해 주셨으니까요. 사실 처음에 할 때는 돈도 뭐도 아무것도 없어서 저희 다섯 극단이 참여해서 축제를 진행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도와줄 테니 참가팀을 모집해서 하라고 얘기해 주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스티벌 : 그분이 누군가요?

 : 전 아시테지 이사장이었고 현재 종로 아이들 극장 예술감독으로 계신 김숙희 선생님이십니다. 사실 김숙희 선생님이 없었다면 저희 축제가 여기까지 오지 못했습니다. 처음 축제를 만들 때 모일 공간도 없어서 방황하던 저희를 위해 아시테지 사무국의 한켠을 내어주셨고 운영비가 없어서 쩔쩔맬 때 과감하게 운영비를 지원해주셨으니까요.또한 현재는 사비를 털어서 김숙희 특별상을 지급할 수 있게 해주고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

(사진) 2022년 경연작 <지수가 누구야>


스티벌 : 축제를 운영하다 보면 고비도 있었을 텐데요?

 : 지금도 매 시기가 고비이긴 합니다. 5회째 축제를 진행할 때니까 2020년인가요그전까지 네 번을 지원금 없이 진행을 하려다 보니 각자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서 운영해야 했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지치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들었죠. 거기에다 항상 저희를 지원해주시던 김숙희 선생님이 아시테지 이사장직을 마치게 되다 보니 비빌 언덕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대학로의 모처에 모여서 나름 심각한 논의를 했습니다. 이 축제를 계속 이렇게 갈 것인가, 아시테지에 넘겨서 운영하라고 할 것인가의견들이 갈렸습니다. 제 기억에 아시테지에 넘기자는 의견이 조금 우세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동안 바쳤던 시간과 수많은 이야기를 아시테지에 넘긴다는 게.... 그래서 제가 올해까지만 진행해보자. 만약 올해도 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못하면 깨끗이 접고 아시테지에 넘기자라고 제안을 했죠. 그런데 그해 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 선정됩니다. 선정되었을 때 저희 참치 먹었습니다.ㅎㅎ

스티벌 : 그렇게 고생고생 하면서 이 축제를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요? 예술가의 고달픔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 그러게요, 배고픈 연극을 왜 할까요? 굶어 죽기 딱 좋은 예술가의 길을 왜 갈까요? (쉼)

좋으니까요. 재밌으니까요! 제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도 좋지만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장을 열어준다는 것도 상당히 보람이 있더라고요. 저희 축제에 참가하는 단체들이 청소년극은 만들었는데 어디 발표할 기회가 없었는데 정말 고맙다라고 하거나 관람은 청소년이나 교사들이 이런 축제는 지속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면 정말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때만큼은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스티벌 : 그럼 이제 청공축제는 자리를 잡은 건가요?

 : 아직 멀었죠. 지원사업을 받고 있긴 하지만 참가팀들에 말도 안 되는 공연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축제 참가팀들이 좀 더 제작비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지원 사업이란 게 언제 끊길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 지원금이 없어도 운영될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야 하겠죠. 그러려면 현재로서는 관객 티켓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관객은 청소년들인데 청소년 관객은 학교 단체 관람이 절대다수입니다. 그래서 학교나 교사들에게 저희 축제를 많이 알려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루트들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해서요.

스티벌 : 그렇다면 이 자리를 빌려 학교나 교사들에게 청공축제의 우수함을 한번 홍보해 보시죠

 : 청소년에게 공연예술 체험의 기회가 왜 소중할까요?

주변의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모르고 또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학교와 학원을 왔다 갔다 하고 무한경쟁 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잡아야 하고 그를 위해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죠.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며 나는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공연예술 체험의 시간은 짧지만 바로 인간과 삶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공연예술을 통해 인간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죠.

이런 공연예술의 특징을 청소년이라는 세대에 특화한 게 저희 청공 축제입니다청소년의 현실을 형상화한 양질의 공연을 찾아내고 그들의 공연 기회를 확대하여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게 청공 축제입니다또한 저희 축제는 청소년 스토리 공모전, 청소년 낭독공연, 청소년 야외공연, 청소년평가단 활동 등 청소년의 주체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축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축제는 저희 청공축제가 유일합니다. 

(사진) 2022경연작 <길위의 아이>

 : 예술 및 문화 활동을 하는 청소년은 반사회적이고 범죄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폭력 예방이나 흡연 예방을 캠페인으로만 할 게 아니라 예술 및 문화 활동을 권장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 되는 것이죠그래서 청소년에게 공연예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겁니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 그리고 청소년 여러분, 저희 청공축제로 오십시오!!

스티벌 : 청공축제의 향후 계획도 얘기해 주시죠.

 :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선은 자립입니다. 지원금이 없어도 예술가들에게 제대로 공연료 지불하고 축제를 운영하는 저희에게도 제대로 된 수고비가 돌아갈 수 있도록 자생력을 확보하는데 제일 중요한 과제입니다. 저는 그것을 위해 청소년극 전용극장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통 청소년극을 아동·청소년극으로 묶어서 다루고 있는데 이제는 청소년극을 독립시켜야 할 때입니다. 언제 어느 때든 그곳에 가면 양질의 청소년극이 공연되고 있다고 한다면 학교 현장에서도 믿고 극장을 찾아 주리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예술가들도 좀 더 과감하게 청소년극을 창,제작하게 되겠죠? 이렇게 청소년극의 수요와 공급망들이 넓혀질 때 저희 축제의 궁극적인 자생력도 확보되리라 생각합니다.

스티벌 : 다른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청공 축제만의 변별점을 찾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일텐데요.

 : 그렇습니다. 그 한 방법으로 학교 현장으로 찾아가는 축제의 형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청소년극은 학교 방문 공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저희 축제도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진행하는 거죠. 이 때는 좀 더 많은 교육 관계자들이 찾아오는 아트마켓의 형태도 결합해 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해외의 우수한 청소년극을 국내에 소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해외에는 다년간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극 축제가 여럿 있습니다. 이곳의 작품들을 저희 축제에 초대하고 저희 축제의 우수한 작품들이 해외의 축제에 설 수 있는 기회들도 마련해 가려 합니다.

(사진) 축제프로그램의 하나인 청소년평가단 토크쇼 <청소년 톡!톡!톡!> 


향후 계획을 얘기하는 박종우 위원장의 표정은 살짝 들뜨기도 했지만, 고뇌도 엿보였다. 아마 이런 모습이 현재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활동의 현주소인 듯,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 같은 기대와 함께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지 말해주고 있었다.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건 청소년 공연예술 활동을 하는 모두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우리 모두의 노력일 것이다

태그  
연관축제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축제
 이전기사      다음기사   메일       인쇄       스크랩
  목록으로 수정    삭제
덧글쓰기 댓글공유 URL : https://bit.ly/3SMac 
파란하늘   2022-10-05 16:18 수정삭제답글  신고
근데요, 공연예술축제에는 극장 대관도 중요할텐데, 어떻게 청소년 예술제를 무대에 올릴 수 있을까요, 극장의 대관도 청소년 할인 없이 돈은 다 받을텐데..
바따구따   2022-10-05 09:36 수정삭제답글  신고
진정한 공부인데 입시공부에만 매달리게 하는 환경이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저도 응원 보내드립니다.^^
오브리   2022-10-05 09:15 수정삭제답글  신고
풍요속에 빈곤..요새 우리 아이들보며 그런 생각이 많이듭니다.
K-pop,게임,춤등도 물론 좋지만 다양한 공연예술을 접할 수 있었으면 ..
그런면에서 청공은 사회에 많이 알려야하겠네요.
저부터 관람해야겠습니다^^
오축제   2022-10-05 07:31 수정삭제답글  신고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런 큰 일은 정부의 역할 같기도 하고
FlipFlop   2022-10-03 20:43 수정삭제답글  신고
박종우 위원장님 존경합니다. 맞습니다. >> 지금의 기성세대는 앞으로 누구 덕에 살아갈까요? >> 청소년에게 힘을 주고, 꿈을 심어 주고, 삶의 지혜를 얻게 해주는, 공연예술교육과 문화예술 향유 혜택을 흠뻑 적셔 줘야 하지 않나요?
월맘   2022-09-30 12:50 수정삭제답글  신고
정말 고생이 많으시네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예술축제의 길을 닦아가고 계시느라.. 그래서 공연예술경영이 학문으로 등장하기도 했나봅니다.
HappyMom   2022-09-30 11:06 수정삭제답글  신고
공감합니다 청소년을 학원으로 몰지말고 공연예술축제로 보내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럼 컴터께임도 안할지도^^
축제포토 더보기
인터뷰  
우리 소리로 세계축제문화 새 장을...
인터뷰 진짜배기우리의소리를세계속에...
인기뉴스 더보기
오대꽃밥 먹는 철원오대쌀축제 열려
여행가는 가을, 가을축제여행 100 ...
강원도 가을은 바우트래블 통해 올...
축제리뷰 더보기
봉평장 갔다가 효석문화제 보며 ...
락샤르키무용협회 2024 EODF 벨...
강북구의 새로운 저력 백맥축제...
이렇게 더울수가? 계곡추천 해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