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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4코스, 지는 해를 따라 걸으며 저무는 하루
운영자 기자    2009-11-24 15:45 죄회수  9933 추천수 1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하루의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은 순간이다. 그런 순간이 쌓여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하루 하루 일상에 쫓겨 벌써 11월 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을 붙들며 시간이 좀 더 더디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때가 되었다.   사람들이 일몰을 찾는 이유도 비슷한 심리가 아닐까 싶다. 노을로 물든 하늘 자체의 아름다움도 큰 이유겠지만, 저물어 가는 하루를 조금 더 붙잡아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저녁노을에 끌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인천의 지형적 이점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물리적으로야 어디에서든 똑같은 하루를 보내겠지만, 저물어 가는 하루 해를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볼 수 있는 인천에서는 심리적으로 훨씬 더 길고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그렇게 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고 거기에다 부족한 운동도 보충하고 맑은 공기까지 만끽할 수 있다면, 잠시 자취를 감추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아쉬움보다는 뿌듯함이 앞설 것이다.


그런 뿌듯한 하루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강화 나들길 4코스, ‘아름다운 노을 길’을 추천한다.  강화 나들길 3코스가 끝나는 지점인 가릉에서 다시 4코스가 시작된다. 가릉에서 몇 발자국만 옮기면 2미터가 넘는 대형 묘인 능내리 석실묘가 보인다. 석실의 규모와 출토된 유물들로 볼 때 고려시대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나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아쉬움이 남겨진 묘이다.




가릉과 석실묘 주변으로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울창한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솔잎 향기가 걷기 여행을 시작하는 나그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듯 매우 신선하고 활기차다.  이어지는 길은 고즈넉한 시골 마을을 에둘러 가는 길이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며 파가 한 가득 심어져 있다. 특히 강화 특산물인 순무가 보랏빛 얼굴을 들어내며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30분 남짓 걸어 마을을 벗어나면 도로 옆으로 정제두 묘를 만나게 된다. 차도 바로 옆이라 쉽게 눈에 띄지만, 후대가 만들어 내는 자동차 소음이 안식을 방해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로 도로가 너무 가까이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하우약수터와 이건창묘를 지나면 건평나루에서 외포리까지 바닷가를 따라 걸으면 된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노을 구경이 가능하다. 앞에 펼쳐진 석모도가 수평선을 조금 가로막고 있기는 하지만 색다른 맛의 일몰을 구경하기에 적격이다.




분주하지 않은 포구의 모습, 부푼 마음을 품고 석모도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미소, 새우젓을 파는 상인들의 땀방울이 어우러진 곳에서 점점 서해바다로 모습을 숨기는 태양의 모습을 바라보는 여유는 강화나들길 4코스 여행에서의 가장 달콤한 휴식이 된다. 


갓 잡아 올린 생생한 새우와 기다림의 미(味)를 알려주는 새우젓이 김장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새우젓 시장에서는 상인과 손님 모두에게서 만족한 미소가 퍼져 나온다. 새우젓 시장을 지나 망양돈대에 이르면 강화나들길 4코스가 모두 끝이 난다. 이와 더불어 나들길이라는 이름의 강화 걷기여행 길도 끊긴다.


하지만 강화에는 나들길 이외에도 걷기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 많다. 4천여 년의 역사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에서는 걷는 것이 곧 쉬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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