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강인가? 그렇다. 역시 한강이다. 여름철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릴 때 시민들의 최대 피서지로 각광을 받았던 한강이 겨울에도 곳곳에서 놀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곳은 뚝섬한강공원의 사계절 테마파크를 표방하는 "수피아"의 눈썰매장이다. 지난 여름 개장해 어린이들은 물론 아이들에게 근사한 여름을 선물해주고자 동행했던 부모들까지 함성을 지르게 만들었던 뚝섬 수영장의 인기몰이가 이 겨울에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바로 그 수영장이 있던 자리에 마련된 눈썰매장에서다. | | | |
성인용 슬로프, 유아용 슬로프, 더 작은 아이들을 위한 눈동산 공간까지
뺨을 맞는 기분이 들 정도로 혹독한 겨울 날씨. 토요일 오전 11시. 7호선 뚝섬유원지 역에서 하차를 하는 순간, 하마터면 탄성을 지를 뻔 했다. 눈앞에 펼쳐진 은색의 세계가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날씨도 춥고 주말이라서 나름 한가하겠다는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이 쪽 저 쪽에서 쏟아져 나왔다. 어느새 뚝섬유원지역은 어린 동심들에게 있어 참새와 방앗간 같은 사이가 되어 있었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자 오전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방문객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화살표가 있는 안내 표시를 따라 눈썰매장으로 들어서니 차가운 날씨지만 겨울 낮의 햇빛이 제법 따사롭게 느껴진다. 온통 하얗고 깨끗한 자태로 은빛 세상을 만끽하는 많은 인파들의 즐거움이 기자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이다. 입구를 따라 많은 인파들에 섞여 눈썰매장으로 도착하니 시설은 성인용 슬로프(길이 100m, 폭 20, 높이 7 각도 13도)와 유아용 슬로프(길이 30, 폭 10, 높이 2, 각도 13도) 2개의 구조로 나란히 나누어져 설치되어 있었다. 슬로프 아래 쪽으로는 썰매를 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눈놀이를 할 수 있는 눈동산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다섯살 미만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과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겨울방학을 맞아 그야말로 한껏 슬로프를 즐기는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차가운 겨울 날씨를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겨울날에 피어난 봄꽃 같은 표정들이다. 어린 딸의 썰매를 밀어주는 젊은 아빠의 얼굴 표정에도 일주일 내내 직장생활에서 느꼈던 피로감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더 엿볼 수 있게 했다. 안양에서부터 아들을 데리고 이곳 눈썰매장을 찾았다는 한 학부형은 “아침 일찍 나오느라 고생은 많았지만 나오기를 정말 잘 했어요”하며 매우 만족해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다는 아들의 표정이 엄마의 이런 말을 대변해주듯 연신 싱글벙글이다.
잠시 눈썰매장에서 내려와 주변을 돌아보니 여러 가지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중 눈사람 포토 존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눈썰매를 즐기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으면 눈사람 포토존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면 이곳을 방문한 소중한 추억의 사진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구름다리를 오르내리며 산책을 즐기는 곳도 참 재미있겠다. 입구 맞은편에는 미끄럼틀과 시소 등 각종 다양한 놀이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어린이들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요즘 차가웠던 겨울 날씨 때문에 빙판길이 녹지 않아 이곳 저곳 미끄러운 지점들이 매우 많다. 그래서 미끄럼주의 안내문이 곳곳에 걸려 있는 팻말들이 많이 보인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보호자들이라면 미끄러운 바닥 소재로 된 신발 종류는 피해서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다.
공원 이용에 있어서 더 알아두면 좋은 게 많을 것 같아 관계자분을 찾았다. 눈썰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입장을 하면 하루 온 종일 즐겨도 추가금액은 없단다. 하지만 도착시간에 있어서 좀 더 한가하고 오붓한 시간을 만끽하고 싶으면 슬로프 점검시간대(오후1시~1시30분)와 인파가 붐비는 오후 3시시간대는 피하라고 권해주었다. 그러면 매표소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친절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또한 수피아 눈썰매장은 슬라이드가 성인용과 유아용 슬라이드로 나누어져 있으며 2인용으로는 이용할 수 없단다. 다소 어둠이 깔리는 저녁시간 무렵에 찾아오면 청담대교의 멋진 야경까지도 보너스로 즐길 수 있으니 연인들이라면 이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사용 눈썰매장은 다소 일찍 종료되는 편이고, 바닥썰매는 좀 더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기 바란다.
뚝섬한강공원의 수피아에 가면 부담없는 가격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 12월 23일 문을 연 수피아 눈썰매장은 다음달 2월 21일까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