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에는 없어 못파는 울진대게와 송이 그리고 문어, 열기, 가자미, 방어 등의 해산물을 항상 접할 수 있는 동해안의 전통시장은 어디일까?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인 울진 죽변항과 연근해 어장인 현내항을 끼고 발달한 울진시장이다. 조선시대부터 해산물 전통시장으로 이름 높았던 울진 전통시장은 봉화, 영주, 안동 등 영남 내륙지방을 잇는 유일한 유통로인 십이령바지게길을 따라 영남 내륙지방으로 건너가 안동지방 양반가의 독특한 음식문화까지도 섭렵하도록 만들었다.
아직도 5일장(2일, 7일) 장날이면 바다바람에 잘 말린 열기, 방어, 가지미, 미역 등 품질 좋은 건어물을 한 아름씩 사들고 가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한때 울진시장의 우(牛)시장에서는 하루 100~200마리의 소를 거래할 정도로 활성화됐으나 영농 방식이 기계화되면서 많이 위축됐다. 하지만 대게와 오징어 등의 풍부한 수산물을 비롯해 금강송 송이와 울진 통고산에서 채취한 산나물이 유명해 경북지역민 뿐 아니라 강원도민들도 시장을 찾는다.
시장 상인회는 상인대학에서 배운 이론으로 영업에 잘 적용해 울진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 교육을 계기로 주먹구구식의 경영마인드에서 벗어나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주민들이 믿고 찾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진시장 상인들의 희로애락과 함께 해온 새마을레스토랑은 새벽버스를 타고 시장을 방문한 할아버지, 할머니와 그들의 손을 잡고 따라온 손자와 손녀들로 늘 북적인다. 잔치국수와 순대, 곱창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정겨운 곳이다.
울진시장은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울진군과 협의해 시장 내에 다문화식당을 운영한다. 울진군내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시장고객들에게 다양한 모국의 음식을 선보이고 판매하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문을 연다.
울진시장은 연호정, 울진엑스포공원, 울진향교, 불영계곡, 망양정 등의 관광지가 가까이에 있다.
울진시장 상인회 노휘국(59) 회장은 "울진시장은 울진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 울진군청과 바로 인접한 시가지 중심에 있는 전통시장이다"는 말과 함께, "지역민들이 직접 재배한 싱싱한 현지 특산물과 토산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살아 있는 듯 펄떡이는 어시장코너와 건어물, 채소가게들, 새마을레스토랑 등 시장 곳곳에서 전통시장 특유의 인심과 정을 느껴보기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 회장은 "하지만 상인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울진군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아케이드는 노후화됐고, 비가림, 해가림 시설조차 없어 천막이나 파라솔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날씨 때문에 돌아서는 고객들을 잡기위해 자치단체와 정부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라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