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소재의 문화재 활용 축제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천연기념물 제 265호 연산오계를 주제로 제19회 연산오계문화제가 11월 5일(토),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 지산농원에서 열린다.
‘생명사랑의 아름다운 민속’을 주제로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열려온 연산오계문화제는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인 수혼제(獸魂祭)를 재현하는 국내 유일의 축제로 꼽힌다. 수혼제는 사람을 위해 희생된 가축들의 넋을 위무하고 천도하기 위해 우리 선조들이 지내 온 민속이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지난 2015년, 연산오유공위령제(連山烏酉公慰靈祭)를 자연유산 관련 민속행사로 선정하고 지원 해오고 있다.
논산시(시장 백성현)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추경 예산을 지원하는 등 논산의 자랑이자 겨레의 보물인 연산오계 활용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 연산오계문화제는 오유공위령제와 함께 ‘논산의 연산오계, 보존과 활용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는 정경일 건양대학교 명예교수, 이윤선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장준우 셰프 겸 음식문화저술가가 각각 발표자로 참여, 오계의 역사적 전통성과 문화재적 가치, 그리고 활용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전통타악그룹 ‘굿’(대표 한기복)은 지난해에 이어 오유공위령제 제의공연을 주관하며, 정상급 연주와 공연으로 참배객들에게 품격 있는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수혼제는 동물실험을 하는 대학이나 기업의 부설 연구소 등에서 일부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나 제대로 된 형식과 내용을 갖춰 지내는 수혼제는 오유공위령제가 거의 유일하다. 오유공위령제에 진설되는 제물은 닭이 즐겨 먹는 5곡, 5채, 5과로 차려지며, 이날 하루만큼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 가축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고마움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참례객들의 음복 음식도 채식으로 마련한다.
올해 수혼제도 연산오계뿐 아니라 일체 가축과 별이 된 참례객들의 반려동물들을 함께 추모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가족과도 같은 반려동물을 잃고 상심해 있는 사람이라면 제의에 동참하여 자신만의 반려동물을 추모하고 천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추모의 글 등을 미리 준비해 오면 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