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미친금요일과 도깨비난장의 남이섬 개최에 제동이 걸렸다.
춘천마임축제위원회가 당초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해 발표한 남이섬 개최에 대하여 지역경제 특수를 타 지역에 내어 준다는 등의 시민 여론이 일자 춘천시가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러나 마임의 예술성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축제장소 환경을 이유로 25년간 춘천마임축제를 이끌어 온 유진규 예술감독은 남이섬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3월 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그 찬반토론을 열었으나 팽팽히 맞섰고 결국 유진규 감독은 돌연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유진규 없는 춘천마임축제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기에 이사회는 오는 19일 2차 임시이사회를 갖기로 했다.
고정된 마임축제장 하나 변변히 갖추지 못한 춘천시의 고심은 클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장소에 얽힌 애처로운 역사가 있다. 처음 고슴도치섬에서 꽃 피우던 마임축제가 사정상 옮겨야 했고 중도섬도 여의치 않아 어린이회관 주변에서 미친금요일과 도깨비난장을 억지로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천에 얽힌 설화와 축제의 상징이었던 몽도리를 결합시켜 축제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춘천마임축제는 제대로 포지셔닝을 해 냈다. 유진규 감독을 비롯한 마임인들의 결실이 되는 듯했다. 그런 상태에서 이 곳에 KT&G의 공사계획이 잡히자 돌연 캠프페이지로 장소를 정했다. 한국전쟁 휴전 60주년을 기념하여 미군기지를 시민에 돌려주는 멋진 계획으로 캠프페이지를 결정했으나 동절기 한파로 축제장을 준비하기에는 이미 공기를 놓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힘들게 잡은 회심의 역작이 남이섬이었다.
남이섬으로 축제장소를 옮기면 축제의 예술성은 훨씬 좋아지고 축제참가자의 접근성이 용이하여 축제인들은 대폭 환영을 했다. 그러나 춘천시내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남이섬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춘천시지만 경기도 가평역에서 진입을 하게 되어 있어 모든 상권이나 지역경제 특수가 춘천시에서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논리다.
춘천시의 경제논리와 마임인들의 공연예술형 축제가 가져야 할 예술논리가 맞선 대립각을 세우게 된 것이다.
춘천시는 여러가지 대체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막국수닭갈비축제장, 송암저수지부지, 수변공원주차장, 축구전용경기장 등 개최 가능지를 제시하고 있으나 난장을 벌이기에는 적합치 않다고 한다.
KT&G공사를 미루게 하고 올 한해 어린이회관 주변에서 작년에 이어 다시 개최하든가 최근 결정지인 남이섬으로 예술성을 찾아 떠나는 일 밖에 없다.
세계3대마임축제이며 더페스티벌 회원 선정 대한민국 축제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춘천마임축제가 단순히 장소문제 하나로 위기를 맞고 있다. 오는 19일의 2차 임시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축제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