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2010 동계올림픽의 금메달 쾌거 이후 연일 메달리스트들의 밝은 모습이 TV화면을 장식하며 아직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도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라는 벽을 왜 넘을 수 없었는지를 어느 때보다도 심도 있게 보도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미디어들은 한국의 올림픽 메달 비결을 여러 각도로 취재하여 분석 보도하고 있다. 바나나를 좋아했다느니 스포츠 과학의 승리라느니 타이어 끌기 같은 지옥훈련의 땀방울이 있었다는 등 작은 나라에서 그렇게 많은 메달을 땄다는 것이 연구대상이 된 것이다.
지난 2008년에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야구가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자 일본은 방송과 신문마다 야구의 스승 격인 일본을 앞지른 한국의 우승에 대해 앞 다투어 그 비결을 심층 보도했었다. 사실 일본으로서는 자신들보다 나을 게 없는 나라가 앞질렀을 때 축하보다는 좌절이 앞섰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이제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한국축제 산업에 접목해 보자. 영국의 애딘버러 축제나 독일의 옥토버페스티벌,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또는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 등은 이미 세계인의 커다란 관심을 샀으며, 매년 수 백만 명의 방문객으로 관광산업분야에서 금메달을 딴 축제 들이다.
▲ 영국의 에딘버러 국제 축제
우리나라도 90년대 중반 이후 축제산업의 양적인 팽창으로 많은 발전을 해 가고 있으나 아직 메달권에 진입한 축제는 없다. 문화관광 대표축제나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몇몇 축제만이 거의 메달권에 근접해 있는 상태이다. G20 행사의 유치로 정치경제적 위치뿐 아니라 국운상승의 기미가 밝아 보이는 우리나라는 이제 엑스포나 스포츠게임 개최를 넘어서 세계적 축제를 만들어 낼 차례인 것이다.
이제 일본 동경의 칸다(神田)마츠리가 에도시대의 전승기념에서 시작했다고 우리가 기피할 게 아니라 공부하기 위해 가 볼 때다. 오사카의 텐진마츠리(天神祭)를 찾아가 강 위에 100여 척의 배를 띄워 10세기 전쟁문화와 제사를 재현하는 모습들을 보고 와야 한다.
▲ 일본 오사카의 텐진마츠리(天神祭)
이제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는 축제기획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연예인 초청에 의한 단기적인 관객 모으기나 뻔한 풍물공연, 노래자랑 또는 팔도먹거리 장터 등의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보다 지역전통의 뿌리 유산을 찾아 내고 지역주민 참여기반의 경제유발효과를 끌어 내며 새로운 주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내야 한다. 글로벌 마케팅과 사이버 마케팅의 확산 시행도 정보통신기술에서 앞선 우리가 능히 해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모든 지역축제 위원회 멤버들이나 기획 개발하는 담당자들이 축제학 심화과정 공부를 할 때다. 모두가 ‘축제학’이라는 과목 3학점을 취득하러 학원이라도 등록해야 하지 않겠는가? 킬러 컨텐츠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세계 축제계를 놀라게 할 한국의 금메달 축제를 만들어 보자.
더페스티벌 칼럼니스트 / press@thefestiv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