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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3 부터 2010-08-15 까지 |
전북 |
드넓은 평야, 김제의 축제
호남평야를 이루는 드넓은 경작지가 발달한 전라북도 김제시. 삼한시대부터 농경문화의 중심지로 인구 10만이 채 안 되는, 논농사가 주산업인 조용한 농촌 도시다. 넓은 평야 외에 특별한 관광자원이 부족한 김제는 고심 끝에 김제지평선축제를 개발했다. 국내 가장 오래된 저수지 시설인 벽골제와 더불어 반만년 이어온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한 김제지평선축제는 김제의 넓은 평야를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이라 테마를 삼아 1999년부터 첫 축제를 시작해 문화관광부 지정 최우수문화관광축제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했으며 올해 12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김제의 넓은 평야를 테마로 삼은 김제지평선축제는 김제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무려 6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만큼 김제를 대표하는 축제로 우뚝 섰다. 김제지평선 축제는 김제시의 적극적인 노력과 투자가 낳은 관주도형 축제라 할 수 있는데 김제시민의 날을 지평선축제와 통합하였으며 “지평선” 브랜드를 개발, 김제쌀을 특산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김제시의 노력이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김제에는 김제시의 도움없이 민간주도로 시작되어 김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며 점차 김제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은 연꽃축제가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하소백련축제다.
▲ 청백련이 곱게 핀 산사의 축제, 하소백련축제
전북 전주와 김제 사이 흐르는 만경강에서 김제 평야를 따라 내려 가다보면 나지막한 청하산이 나온다. 이 곳 청하산자락에 청운사(靑雲寺)라는 작은 절이 자리 잡고 있는데 절로 들어서는 도로 초입에 자리 잡은 호수에서 청운사까지 짙은 청색 연잎과 눈부시듯 하얀 백색의 연꽃이 어우러진 밭이 길게 펼쳐져 있다. 이곳이 바로 축제가 열리고 있는 하소백련지다.
▲ 청운사 초입부터 길게 펼쳐진 하소백련지. 약 2만여평의 연못에 백련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본래 이 곳 하소백련지는 연이 자라던 곳이 아니다. 청운사 주지인 도원(道元)스님이 10년 전 절 앞 호수에 손수 연을 심고 가꾸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전국 최대의 백련재배지가 된 것이다. 하소 백련지의 연꽃은 어디서다 보기 쉬운 홍련과 달리 연꽃대가 청색으로 자라 순백의 백련을 피워내는데 그 모양이 너무나 정갈하고 탐스러워 연꽃이 피어난 첫해 전국에서 5,000명이 넘는 사진작가들이 소문을 듣고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소문난 연꽃을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고 발전시키고자 시작된 축제가 바로 하소백련축제다.
▲ 눈처럼 하얗고 탐스러운 순백의 연꽃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속세의 고뇌 훨훨 털어버리고, 연향에 사로잡히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 연꽃이 한창인 7월~8월이라 여름휴가 기간과 겹치게 된다. 보통 휴가기간 동안 산이며 강이며 바다로 피서를 가기 마련인데 일탈의 즐거움을 만끽하러 갔다가 비싼 숙박비에 바가지며 바글바글 몰리는 피서객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다 보면 더 지치기 일수다. 하소백련축제는 새로운 휴가방법을 제시한다. “사색과 여유를 즐기는 정적인 축제”
바쁘게 치열하게 경쟁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한 산사에서 연향을 맡으며 근심걱정을 잠시 잊게 만드는 정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축제가 바로 하소백련축제다. 천편일륜적인 시끌벅적한 축제의 장이 아닌 연밭을 걸으며 담소하고 연차의 향기에 사색 하며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백련향 그득한 작은 공연장 “연꽃무대”, 공연이 없을 때에는 포토존으로 애용된다.
백련차회의 행다시연, 승무 어산편패 등의 사찰공연, 퍼포먼스를 비롯해 전북예술단원의 대금, 가야금 산조 공연과 소리꾼들이 펼치는 우리의 전통음악 공연 그리고 기타리스트 김광석, 클라리넷 박계수, 테너 김정열, 오명옥, 최용 등 대중음악 공연을 다채롭게 구성하여 수준 높은 공연을 연꽃무대에서 선보인다.
행사장 곳곳에 다양한 조형물과 아름다운 시가 전시되어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상해 보는 것도 하소백련축제의 묘미다.
▲ 무형문화재 27호 탱화장인 도원스님의 작품도 감상하고 체험해보자.
주지 도원스님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27호로 지정 된 탱화장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깊이가 남다르다. 스님이 직접 그린 작품도 감상 할 수 있고 배워 볼 수 도 있다. 흙으로 표정을 만들어 굽거나 한지 부채 전통문양에 채색하고 연꽃을 그리고 한지로 만든 연잎을 이용해 백련왕관을 만드는 다양한 체험행사들도 준비되어 있다.
하소연에서 근심걱정 모두 털어버리세요.
작은 방안에 들어가 살며 힘들었던 일, 힘든일을 하소연하며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공간이 “하소연”이라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힘든 일은 덜어내고 버릴 것은 버리라”는 하소연의 설명 문구 하나만으로도 하소백련축제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소백련지에 왔으니 연음식은 꼭 맛보아야 한다.
수자타라는 연음식점과 청운사 신도회가 마련한 바자센터에서 연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백련 칼국수, 백련부침, 백련자반, 백련죽, 백련두부, 백련동동주 등 백련을 이용한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웰빙 음식들이 마련되어 있다. 연은 예부터 기력을 기르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백가지 병을 없애며 오장을 보호하고 갈증을 해소해주고 이질을 다스리는 불로장생 약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 백련은 청정 자연에서 길러져 향이 좋고 맛이 좋고 독성이 없어 그 효과가 더 뛰어나다.
▲ 백련을 이용한 특산물.
특히 하소백련지에서 자란 백련을 이용해 만든 백련차는 그윽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 하소백련차는 9, 10월 잎을 따 만드는데 연잎과 과방으로 만든 백련잎차와 뿌리, 열매, 잎, 과방등을 섞어 만든 백련정차로 나뉜다.
백련의 연근을 갈아 담근 된장과 간장은 특허까지 받았다. 연된장을 밥과 함께 연잎에 싸서 먹는 연쌈밥의 맛은 부드러운 맛과 향이 일품이다.
더페스티벌 취재팀 /press@thefestiv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