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더페스티벌 /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미소’ 된장과 ‘소유’ 간장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인들은 이 것이 일본의 고유 장류라고 알고 있으나, 된장과 간장의 기술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일본 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장류공장이 번성했고 대량생산과 발효식품 과학화에 앞서 갔기 때문에 된장 간장 고추장 심지어 김치도 일본이 종주국인 줄 알고 있는 세계인이 많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한국인은 발효음식을 즐겨 먹었고 장류와 김치류 그리고 젓갈류의 뛰어난 과학적 지혜를 전승해왔다. 그 중에서도 김치는 세계적으로 완벽 영양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옥스포드 영어사전에도 김치(Kimchi)라는 한국말이 원음 그대로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일본식 발음 ‘기무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은 우습지 않을 수 없다. 김치라는 발음을 일본어로 표기할 수가 없어서 기무치라고 한 것 뿐인데, 외국인들이 이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의 기무치가 더 산업화되고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김치가 일본음식인 줄 아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치 종주국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에 먹는 김치량은 120g으로 이를 충당키 위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김치량은 년간 십여만톤에 이른다. 한국의 김치 수입량은 김치 수출량의 8~9배가 된다고 한다. 2004년에 김치수출량을 수입량에 역전 당한 것이 2007년에 수출입량 비율이 5~6배였다가 올해 8~9배 정도 예상된다고 하니 가히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단체급식 및 상업용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값싼 중국산 김치가 수입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김치종주국에서 수입량이 수출량을 거의 열 배 차지한다니 이는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우리가 일본으로 수출했던 김치의 상당부분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기무치로 재수출되고 있었다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중국의 어느 도시를 가나 맥도날드의 빅맥이 미국상표로, 스파게티가 이탈리아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유럽에 가면 일본의 기무치가 아직도 한국의 김치보다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미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회의에서 한국 김치가 일본 기무치를 따돌리고 표준규격으로 인정받아 종주국임을 확인했다. 그 뒤를 이어 국내식품업계에서 김치발효식품의 국제적 표준화에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우리 입맛만 고집할 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특히 다중형현지화(Multi-domestic localization)를 위한 상품화에 박차를 가할 때다.
김치를 널리 알리고 상품화를 위해 세계김치문화축제, 김치사랑축제 및 김치체험축제 등이 있지만 김치의 세계화, 김치의 국제산업화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김치 맛과 제조법을 국제표준화 할 뿐 아니라 장류까지도 국제공식상품으로 함께 표준화하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김치 생산공정의 표준화와 제조기술의 연구법제화가 이루어지고 국산김치의 재료 100%국산화도 이루고 김치세계화를 위한 축제가 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어느 외국인이 말했다. 일본의 기무치를 소재로 한국의 어느 도시에서 축제를 벌인다고.
속이 뒤집어지지 않는가? 이제 우리의 숙제가 있다. 옥스포드 사전에서 인삼을 진셍(ginseng)이 아닌 인삼(Insam)으로 고치고, 세계지도에서 일본해를 동해로 고치고, 설날을 중국설(Chinese New Year)이 아닌 음력설(Lunar New Year)이라고 고치고, 한의사도 漢醫師(Chinese Doctor)가 아닌 韓醫師(Traditional Korean Doctor)로 표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김치관련 축제에도 기대를 걸고 싶다. 우리끼리 김장체험하며 배추 속 비벼 넣어 맛있다고 김치축제를 벌일 게 아니라 돈이 아깝지 않도록 세계인과 함께하는 김치축제를 기대해 본다. 종주국 한국의 위상을 제대로 알리는 김치문화축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