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새해 들어 중국 땅에도 국민의 대 이동이 시작되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Chunjie, 春節)을 쇠기 위해서인데 중국인의 대다수가 춘절에 대한 축제성 없이 의무감으로 고향을 찾고 있다는 설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의 민정부가 중국의 6대 도시에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70퍼센트가 고향에 가기 싫다고 답을 했다고 한다. 지금 중국의 인터넷은 이러한 춘절의 축제 이슈로 뜨겁게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에도 명절증후군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신조어 춘절공귀족(春節恐歸族)이 눈길을 끈다. 명절에 고향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 baidu.com)의 이 번 주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春節恐歸族이 세번째로 올라와 있다.
춘절두려움의 가장 큰 이유는 여행 자체라고 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 번 연휴동안 약 30억회의 편도여행이 이루어진다고 내다 보고있다. 어느 젊은 여성 블로거는 교통수단으로만 편도 일박이일의 일정을 보내며 고향을 매번 가는 의무감이 너무 두렵다고 표현하며, 그녀의 블로그에 친척 어른들의 사적인 질문(결혼, 직장 등)에 노이로제 증상까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어느 만화그림도 이를 잘 말해준다. 한 젊은이가 기차역 앞 의자에 쓸쓸히 앉아 수심가득한 얼굴표정을 한 채 "직장이 어디냐?" "월급이 얼마냐?" "결혼 언제 할거냐?" 물어보는 집안 어른들을 떠 올리며 귀성선물 걱정까지 말풍선에 가득 그려져 있다. 어느 댓글에서는 외아들로 태어나 부모의 큰 희망으로 성장하여 베이징에 온지 3년이 되었으나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을 슬프게 나타내고 있다. 이 것이 요즘 중국의 명절날 사회현실이다.
행운의 빨간 설 봉투 홍빠오(紅包, HongBao)안에 넣을 돈을 걱정도 한다. 젊은이들이 20위안, 50위안, 100위안, 500위안 등 건네 줄 상대방 상황에 따라 돈을 넣으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게 페이스북에 많이 올라 온다.
한 북경대 교수는 오늘 신문의 기고에서 "춘절의 의미를 제대로 새김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부의 수준을 보는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감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빈부격차에서 기인된 요즘 중국설의 왜곡된 축제현상을 꼬집었다.
춘절은 분명 중국 최대의 명절이며 분명한 가족중심의 축제이벤트인 것이다. 명절기피에 대한 논란이 수많은 사이버 포럼 공간에서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오늘도 결국 그들은 계속 용띠해에 축원덕담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최근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상용되는 3가지 신조어가 있다. 공귀족(恐歸族)은 귀성을 두려워하여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그저 홀로 보내는 그룹, 피년족(避年族)은 춘절의 심적 부담감을 피해 여행을 떠나는 그룹이며, 효심족(孝心族)은 고향에 내려가거나 부모님을 모시어 춘절을 함께 보내는 전통적 그룹이다. 공귀족들은 8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남의 일이 아닌 것같다. 피년족을 춘절특수 관광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관광업계가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축제사랑인으로서 당연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