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컨텐츠, 반짝 홍보로는 안 된다
- 여진동
축제에 대한 홍보를 하면서 종종 갖게 되는 의문점 가운데 하나는 대체 무엇을 홍보해야 하지라는 물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무엇이라는 것은 언론매체에 말하는 어떤 야마(일본어로 山이란 뜻으로, 언론에서는 핵심, 요지, 방향, 주제 등을 총칭하는 은어이다) 라는 것인데, 축제 홍보를 하면서 이것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어리석고 순진하게 보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축제가 홍보되는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법한 내용이 도외시되거나 소홀하게 취급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아쉽지만 이것은 축제 홍보에만 매몰된 근시안적 마인드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도대체 축제는 왜 만들어졌을까 ? 왜 공무원들은 축제에 대해 등급을 매길까 ?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차별적 혹은 선별적으로 특정 축제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루어지는 게 정답일까? 축제는 우리의 전통, 문화 그리고 특산품과 같은 것을 한 단계 더 외부에 선양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지역민이 자신의 고장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축제 전문가들은 유사한 주제의 지역 축제가 난립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시장 장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축제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축제가 적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것은 축제 본래의 의미도 퇴색시킬 뿐더러, 우리 축제 문화의 수준을 낮추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좋은 축제는 그 축제의 컨텐츠가 새롭게 구현되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되며, 미적인 완성도 역시 가미되어, 관람객의 자발성이 동력이 되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홍보 관점에서는 축제에 남다른 컨텐츠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컨텐츠가 있다면 축제의 프로그램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유사한 주제의 축제에 비해 그 차별성과 독특함이 한층 더 돋보이게 될 것이며, 여기서 결국은 좋은 야마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축제는 지역의 좋은 컨텐츠에 다양한 살과 뼈를 붙여 그 컨텐츠를 훨씬 더 보기좋게 포장도 하고 특정기간에 집중적인 홍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면 축제의 소재가 되는 컨텐츠는 축제 이후에는 어떻게 되나 ? 실상 이같은 컨텐츠는 연중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며, 축제, 전시회 등도 이같은 홍보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정보(뉴스) 습득 차원에서 요즘같은 다매체 환경에서 소비자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과거 10여년 전에 비해 TV와 인터넷를 활용한 비율이 2010년 기준으로 90%를 넘어서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신문 활용 비율은 겨우 4%도 안되는데 말이다.
컨텐츠가 더욱 확산되고 그것이 축제의 지속적인 생명력을 강화시켜 주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컨텐츠 홍보가 아닌 지속적인 컨텐츠에 대한 홍보가 요구된다. 모든 것이 축제를 위해서만 시계가 맞춰지는 것은 축제 자체에도 필요 이상의 과부하를 주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결국은 무분별한 경쟁 중심으로 등급을 매기는 데 익숙한 우리 모두의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축제의 성패를 내리는 것은 결국 공무원도, 전문가 집단도, 언론도 아닌 소비자에게 있다. 이들 소비자에게 컨텐츠를 알리기 위해서는 반짝 홍보가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우리의 좋은 컨텐츠를 축제 홍보에만 매몰시키는 것이 우리 축제의 현황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