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마를 수 있을까요?
이처럼 가늘 수 있을까요?
이처럼 겸손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정지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가만 보면 실핏줄과도 같은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생명이 돌고 있습니다.
죽은 것 같으나 그 속에 엄청난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가만 보면 그렇게 보입니다.
땅속 어둠속에서부터 그 엄청난 천지창조의 힘이 움직이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그 힘으로 수돗물이 뻥 터질 듯,
마치 사막에서 통수식을 하듯 가지 끝으로 생명이 뻗어 오를 것입니다.
간짓대 훌기면서 감을 쪼아 먹는 까치를 잡을 날도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그 간짓대로 감도 따야겠지요?
그날을 기다리면서 우리 감나무에게 응원을 보내요.
그리고 이번 설날에 고향 가시거든 감나무를 한 번 쓰다듬어 주시고 오세요.
감나무야, 힘내라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