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지니 매화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평사리 봉대길 옆 매화 밭에서 시작된 봄소식입니다.
그 어떤 소식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또 많은 분들이 기다리는 소식이 아닐까요?
이제 겨우 몇 송이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내 밀었습니다.
아직 대부분의 매화들은 작은 알갱이,
붉은 콩알만한 몽오리 형태입니다.
성급한 봄마중객들을 위한 일종의 매화의 서비스 차원인 듯합니다.
모처럼의 3일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찾아온 관광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그렇게 무단히도 노력했나 봅니다.
하지만 너무 마음 들뜨지 마세요.
봄은 지금까지 그렇게 쉽게 온 적은 단 한 번 도 없었거든요.
한바탕 회오리 몰아치고 눈도 뿌릴 것입니다.
그 다음에 흐드러지게 핀 매화의 황홀함을 맞이하게 되겠지요.
작년 기억이 새롭습니다.
삼월 하순께야 겨우 피어난 매화,
그러고도 피자마자 찾아온 꽃샘추위와 바람에 순간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내년에 또 찾아오겠다고 다짐하는 듯했던 매화,
그 약속처럼, 아침 찬 서리를 뚫고 매화가 찾아왔습니다.
매화의 현현,
그에게 예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