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는 지식재산경제이다.

창조경제는 지식재산(IP)을 창출하고·보호·활용하여 새로운 사업,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는 경제이다.
박근혜정부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의 미래 위상을 제고하는 해법은 지식재산이라고 생각하여 지식재산(IP)의 창출·보호·활용 체계의 선진화“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꼽고 있다.
기업들은 창조경제 정책에 맞는 경영을 "창조경영"이라고 부른다.
토지와 자본 등 유형자산이 경쟁력의 원천이던 산업사회에서 정보와 지식, 창의력, 상상력이 재산화되는 창조사회로 이행하면서 창조경영은 부각되고 있다.
창조경영활동에서 특허·브랜드·디자인·콘텐츠와 같은 지식재산의 비중은 커진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기업가치의 40%에 불과하던 지식재산의 비중이 오늘날 75%에 이른다.
지식재산은 기업의 핵심경쟁 요소이기도하다. 삼성과 애플의 지식재산권 분쟁은 지식재산권이 지구촌 비즈니스에서 필수 경쟁무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DVD 대여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Netflix)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VD 우편 대여 및 반납 방법)을 비즈니스 모델 특허로 보호함으로써 수년 만에 직원 수 7만여 명의 거대 기업인 블록버스터(Blockbuster)를 이길 수 있었다. 넷플릭스(Netflix)는 이용자의 영화 대여 목록에 기초해서 새로운 영화를 추천해주는 시네매치(Cinenatch)시스템을 지식재산화하고 경쟁무기로 활용했다. 이를 모방하려던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에 특허침해 소송을 당하면서 파산했다.

지식재산이 뭐길래?

미국, 일본은 지식재산의 전략적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여 적극적인 지식재산 정책을 추진했다. 일본은 2003년 ‘지적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하고 지적재산기본법을 제정했다. 미국은 2008년 ‘지재권집행조정관’을 대통령실에 설치하고 지재권집행법을 제정했다. 중국은 2004년 ‘지식재산권전략제정위원회’을 설치한 후 2008년에는 지식재산권전략요강을 마련하여 국가 지식재산권 전략체계의 재구축을 통해 글로벌 환경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지식재산 기본법을 2011년 7월 제정하여 시행해 오고 있다.

지식재산기본법에 정의된 지식재산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나 경험 등에 의하여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 정보, 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遺傳資源),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지식재산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발명이나 예술적 창작으로 창조되며, 법에 의해 보호된다. 법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므로 누구나 지식재산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보는 아이스크림콘, 도넛, 일회용 밴드, 삼각팬티, 옷핀(안전핀), 지우개 달린 연필, 녹말 이쑤시게, 뚜껑에 구멍이 있는 주전자 등은 특허로 출원하여 등록된 적이 있는 지식재산이다.

경제, 사회 또는 문화의 변화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분야에서 신 지식재산은 지속적으로 출현한다. 창조경제에서 성공모델로 자주 인용되는 한류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신지식재산은 아니다. 드라마나 음악, 춤, 가수의 실연 등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저작물, 저작인접물이다. 지식재산(IP)하면 특허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저작권도 지식재산권이다.
태초에 모든 상품(물건과 서비스)의 출발은 인간의 창조적인 생각이었다. 창조적인 생각의 표현을 법으로 장려하는 저작권법이 먼저 생긴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특허권이 저작권보다 먼저 생겼다.
1474년 이탈리아 베니스의 지역정부는 외부로부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장인을 유치하여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특출한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 특허권의 시초이다.

저작권 개념은 지식 및 정보의 전달 수단이 발달하면서 생겼다. 인쇄술의 발명과 함께 서적이 상품화되자, 영주는 특정한 인쇄업자를 지정하여 출판할 수 있는 독점적인 특권을 주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도서출판조합에 대해 인쇄허가를 등록케 함으로써 위판을 폐지하도록 시도했다. 1710년 4월 10일에 공포된 앤여왕법(Queen Annis Statute)은 학문의 장려를 위해 법정기간동안 인쇄된 복제물에 대한 권리를 저작자 또는 구매자에게 귀속시키도록 규정한 법으로 개인적 권리를 인정하는 현대적 의미의 최초 저작권법이다. 이후부터 저작물의 창작자는 법으로 정한 권리를 부여받는다.

지식재산은 무식재산이다.

지식재산은 인간의 창조적인 생각과 상상력의 산물로, 알아야 가질 수 있는 재산이다. 지식재산의 획득에 자격증이 필요하거나, 공부 잘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형재산이지만, 지식재산권은 글, 말, 기호, 도형, 그림, 음악 등으로 표현된 사람의 창조적인 생각이다. 생각을 물질화하여 상품으로 만들면 유형재산이지만, 창조적 생각의 표현은 무형재산이라고 부른다.
음악과 춤으로 표현된 대중음악, 안무 등은 헌법에 법률로 보호하도록 명시된 지식재산이다. 이를 창작한 음악가, 안무가는 예술가이다. 예술가는 의미나 재미만 있다면 돈이 안 되는 일도 한다. 지식재산은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므로 모든 예술이 지식재산은 아니다.  우리의 삶을 흥미롭게 하는 예술가의 작업도 시대와 문화의 산물이므로, 예술에 잠재된 재산적 가치를 끄집어 낼 필요가 있다. 
예술작품이 지식재산이 되려면 예술가의 창조적인 표현이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한다. 마돈나는 예술가이며 지식재산가이다. 마돈나(Madonna)로 잘 알려진 미국의 음악가, 배우이자 엔터테이너 마돈나 루이스 치코네(Madonna Louise Ciccone, 1958년 8월 16일 ~ )는 상업적인 뮤직비디오와 성적 매력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마돈나는 2007년 라이브 네이션과 레이블 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 2천 달러를 받았다. "팝의 여왕" 마돈나는 3억장의 음반을 팔면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성적 매력은 지구촌 누구나 선행 학습 없이 이해가 가능하다. 예술가가 무엇인가를 창조하여 재산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대중에게 설명하기보다는 그냥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주면 된다. 만일 마돈나의 음악이 아인슈타인도 간신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어려웠다면 음반은 안 팔렸을 것이다.
공부를 많이한다고 지식재산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창조하기보다는 설명하려든다.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글로 표현하면 학술저작물이 된다. 학술저작물도 창조적일 수 있지만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대중의 호감을 얻기는 어렵다. 저작물로 재산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표현이 단순 무식해야 한다. 표현이 단순 무식해야 지구촌민 누구나 특별한 학습 없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저작물은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재산적 가치가 높아진다.

창조경제는 시장을 창조한다.

무엇인가 제품을 제조하여 시장에 내놓으려는 사업자는 시장 가격에 민감하다. 마케팅 학자는 제품과 함께 가격을 마케팅 전략의 요소로 설명한다. 창조경제에서 제품, 시장, 가격은 창조의 대상이지 경쟁 요소는 아니다.
창조 사회로 접어들면서 시장은 세계시장으로 변했으며, 생산단위는 소규모로 변했다. 사람이나 기업의 활동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사라졌다. 인재개발은 특정한 교육 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기반으로 평생 지속된다.
지식재산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며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미국 상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재산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 미국 전체 일자리의 25%가 지식재산, 특히 특허 관련 분야에서 나온다고 한다.
저작권을 근간으로 한 산업을 창조산업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판산업, 영화산업, 게임산업, 방송통신산업, 드라마산업, 문화예술산업, 콘텐츠산업, 엔터테인먼트산업, 관광산업, 마이스(MICE)산업, 테마파크산업, 건축산업, 소프트웨어산업, 교육산업, 광고/홍보산업, ICT산업 등은 모두 저작권을 근간으로 한 산업이다. 어떤 저작물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기도 한다.

창조경제의 목표는?

창조경제 정책의 목표는 지식재산의 창출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다.
특허와 저작권은 모두 지식재산이지만 그 자체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특허법은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과학기술에 의한 발명을 장려하는 특허법은 사상(알고리즘)을 보호하고, 저작권은 표현(코드)을 보호한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에 담긴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물의 표현을 보호한다. 같은 주제나 내용이라도 표현방법이 다르면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저작물로 보호되지만, 특허로 보호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 앱 등 소프트웨어가 특허로 보호된다면 제3자가 독자적인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더라도 이미 선 등록된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특허권의 침해가 되므로 먼저 창작하는 사람이 유리해진다. 
특허권으로 보호받으려는 아이디어는 신규성과 진보성, 산업이용가능성을 필요로 한다. 저작권은 창작성을 필요로 하며 산업 이용보다는 주로 놀이를 위해 창출된다.
대다수 저작물은 놀이를 목적으로 창작되기에 진지하지도 않고, 고도로 창조적이지도 않다. 저작권에서 요구되는 창작성도 고도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남의 것을 베끼지 않은 정도면 된다. 진보적일 필요도 없으며, 산업이용가능성이 없어도 무방하다. 화장실 낙서, 인터넷게시판 댓글, 블로그에 올린 사진, 즉흥적인 자작곡도 저작물이 될 수 있다.
특허권은 특허를 출원하여 심사를 통과하고 등록해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특허는  신규성이 요구된다. 신규성은 새로운 것이다. 자신에서 새로운 것이 모두에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같은 시대에 누군가 같은 발명을 생각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특허는 서둘러 출원해야 보호받는다. 
저작권은 저작물로 표현되는 순간 효력이 생긴다. 심사나 등록이 필요 없으므로, 저작권 등록을 서둘려야 할 이유는 없다.
특허권은 출원일로부터 20년간 보호된다. 저작권은 저작자의 생애 및 사후 50년(2013년 7월 이후부터 70년)간 보호된다.
특허권의 보호범위는 특허출원하여 등록된 나라에 국한되기에 국가별로 출원하여 등록해야 한다. 저작권은 세계저작권 협약에 따라 창조되는 순간부터 전 세계에 권리주장이 가능하다.
특허와 저작권이 지식재산의 모든 것은 아니다.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와 브랜드, 영업비밀, 신지식재산 등도 각각 이를 보호하는 개별 법률이 있다.
창조 경제의 핵심 목표는 지식재산의 창출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다. 지식재산권을 보유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이를 근간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지식재산을 근간으로 창업한다면 새로운 산업,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가 창조될 수 있다.
로봇은 만화 등 저작물에 먼저 등장했다. 만화가 사람들에게 로봇이라는 꿈을 심어주자, 꿈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로봇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꿈을 실현한 것이다. 과학기술 창작과 문화예술창작은 억지로 융합시켜야할 이질적인 대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다.

한국커뮤니케이션연구소(blog.naver.com/skclab)/소장 오익재(skclab@naver.com) 

창조경제컬럼은 매주 월요일 투데이신문(www.ntoday.co.kr)에 기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