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는 어떻게 실현될까?
정부는 6월 5일 "창조경제" 실현 계획을 발표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창조경제 실현계획 브리핑에 의하면 창조경제 추진을 위해 "정부와 민간 경제단체 간 "창조경제 민관 협의회"와 "실무협의회"를 각각 구성·운영"하게 된다.
6대 추진전략으로는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쉽게 되는 생태계 조성, 벤처·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및 글로벌 진출 강화, 신산업·신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동력 창출,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 과학기술과 ICT 혁신역량 강화, 창조경제 문화 조성이다.
아이디어와 도전정신만으로 창업이 가능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는 올해 6조9,000억원 등 5년간 40조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6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창업생태계는 창업 준비에서 투자회수, 재도전까지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말한다. 민간에서는 “선순환의 창업생태계가 조성된다면 10만개 벤처 창업도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방향은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국민들과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여기에 과학기술·ICT가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의적 자산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창의적 자산이 창업으로 연결되거나 기존 제품·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협력하며 세계로 진출하고, 다양한 일자리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선순환 사이클이 정착되어야 한다.
창조경제는 협력경제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협력하여 새로운 산업 창출에 나선다.
농업에 과학기술과 ICT가 융합되는 창조경제로는 농가의 비닐하우스 안이나 축산농가에 온도와 습도 등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 장착을 추진한다. 빅데이터(실시간 흐르는 크고 빠르고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와 토양 정보를 분석, 농작물의 수확량을 예측한다.
문화에 과학기술과 ICT가 융합되는 창조경제로는 스마트폰으로 박물관 전시관 내 QR코드를 찍으면 전시 유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 스마트폰에 관광안내 앱을 내려받으면 가상의 문화해설사를 통해 사진, 3D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
식품 제조 공장에서 식품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에 전자태그(RFID)를 붙여 효율적으로 원재료를 배합, 혼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한다. 스마트폰에 식품의 안전성을 진단해 주는 앱을 내려받아 위해한 식품을 피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촬영한 항공사진을 바탕으로 전국을 고해상도 3D지도로 제작한다.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토지를 측량하거나 이용현황 등을 분석한다.
환경부가 지진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수집한 정보를 미래창조과학부가 ICT기술을 적용해 지진 경보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창조경제 실현계획에 대한 평가
민주당은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나 창조경제 실현 계획이 나왔지만 창조경제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고, 그 실현계획은 "창조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의지는 높게 산다. 야당으로서 응원과 지적을 아끼지 않겠다"그러나 ""창조"라는 이름에 걸맞는 혁신적 사고 전환이나 창조적 방안을 찾을 수 없는 "짜깁기 계획"이 창조경제의 모태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과거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을 이름만 조금 바꾸어 내놓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발표에 맞추어 (사)창조경제연구회를 출범시킨 이민화교수도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겠는가. 정권 바뀔 때마다 행정이 바뀌는 것도 옳지 않다. 그래도 국정과제라면 새 국정 철학을 어느 정도 담아야 한다. 국정과제로 본 창조경제는 해왔던 것, 그 방식 그대로이다. 민간의 목소리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그러니 새로운 접근이 없다.”라고 평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는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새 정부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며 "창조경제를 말하지만 그 내용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벤처 육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의 인식, 기업들의 행태, 금융시스템 등 근본적인 부분을 개선할 정책을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했음에도 아직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권 초기에 경제민주화를 힘 있게 추진해야 하는데, 과연 의지가 있는 지 혼선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의 90% 이상이 정치권의 논의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 입법 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를 시니컬하게 볼 필요가 있을까?
대다수 국민에게 창조경제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창조경제는 만날 선진국 뒤꽁무니만 쫓을 게 아니라 앞장서 선도하자는 박근혜정부의 경제 슬로건이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통섭의 경제이다. 통섭의 창조경제는 현재 국가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 응집력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실천계획 발표 당시 언론은 구체적 목표치, 투입 예산 등 "숫자"를 요구했다. 국민이 쉽게 이해하려면 "시간제 일자리 100만 개" 같은 구체적 목표치가 보여야 한다는 요구다. 일자리 몇 만 개 창출, 빅 데이터 키우겠다는 "액션 플랜"은 구체적이어서 이해하기는 쉽지만, 추종 경제식 사고이다. 정부가 창조경제 사례를 발표하고, 유망산업을 직접 창출하고, 유망산업을 지정하는 것은 추종경제식 사고이다.
정부는 국민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유망 산업이 클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신규 시장이 창출될 수 있도록 산업 풍토를 창조하는 일을 해야 한다.
㈜도담에듀 창업 컨설턴트
한국커뮤니케이션 연구소/소장 오익재(ukcla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