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값은 오를까?
지금 세계 경제 위기를 "금융 위기"라고 부른다. 세계 각국은 경제 위기의 해소를 위해 신자유주의로 엉망이 된 금융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세계 경제 위기의 근원은 "금융"이 아닌 "부동산 투기"이다. 금융은 부동산으로 인한 거품과 그 붕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부동산 투기란 앞으로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 부동산 시장에 쏟아 붓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요 곡선은 오른쪽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기업 금융 대신 소비자 대출을 늘리는 "신자유주의 금융"은 수요 곡선의 이동 속도를 높였다.
부동산 거품을 경계한 노무현 정부도 결국 집값 폭등을 야기했다.
이명박 정부는 집값 폭등을 제어하던 부동산 규제를 해제했다. 취임 초기부터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키고, 개발이익환수를 비롯해 부동산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여러 안전장치들을 모두 풀어 버렸다. 몇몇 지역의 집값이 들썩거렸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인 "4.1 부동산종합대책"은 취득세와 양도세를 조건부, 한시적으로 감면하고 무주택자 주택구입자금 대출 수준을 낮춰준다는 게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주택 매입 수요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부동산 문제를 풀려면?
"땅값, 집값을 잡겠다"던 많은 정치인들의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를 풀려면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기대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부동산 값은 오를 것이라는 예상, 그러므로 어떻게든 사기만 하면 결국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다.
부동산은 무조건 값이 오른다는 믿음과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부동산의 수요곡선을 빠르게 이동시킨다. 부동산 문제를 풀려면 부동산 수요곡선의 빠른 이동을 막아야 한다.
<진보와 빈곤>의 저자 헨리 조지(Henry Georgy)는 정부가 조세제도를 활용해 부동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환수하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보와 빈곤>에서 주장한 ‘토지단일세이론’은 다른 모든 조세를 폐지하고 오직 토지에 대한 세금만으로 정부재정을 충당하자는 생각이다. 토지의 소유권은 나라가, 사용권은 개인이, 수익은 세금으로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헨리조지의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호주 캔버라와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이스라엘, 그리고 홍콩 등은 토지공공임대제를 실시하고 있다. 호주 같은 경우엔 99년을, 네덜란드는 50년 혹은 영구적으로, 그리고 핀란드 같은 경우엔 주거용 토지의 경우 50∼60년을, 상업용 토지는 50년을, 그리고 산업용 토지는 20∼30년을 임대기간으로 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토지공공임대제의 실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수요 곡선의 이동을 막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를 지가상승분만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들의 생각이다. 부동산이 돈이 되더라도 나라가 세금으로 전액을 가져간다면 토지에 대한 수요 곡선은 고정될 수 있을 것이다.
토지를 창조할 수 있다면?
창조경제는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 내고, 새로 만들어진 무엇인가에 의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정부의 경제 캠페인이다.
인위적으로 토지의 창조가 가능하다면 토지의 공급곡선이 이동한다. 토지의 공급곡선이 이동할 수 있다면 ‘땅의 공급은 고정되어 있고, 땅을 사려는 사람은 늘게 되므로 부동산 값은 무조건 계속 오른다’는 믿음이 무너진다.
토지를 창조하는 방법은 너무도 많다.
일하는 장소를 굳이 정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상회사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일하게 되는 스마트워킹(smart-working)은 토지를 창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아무 장소나 사무실로 쓰게 되므로 스마트워킹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사무실 면적의 총합만큼 토지가 생긴다.
간척(干拓)사업도 토지를 창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간척사업은 인공 제방을 쌓고 해수를 퍼내며 일부분을 인공호수로 만들고, 일부는 토지로 창조하는 사업이다. 네덜란드의 간척 사업은 15세기 풍차 발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간척사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군산에서 고군산군도를 경유하여 변산반도에 이르는 바다를 막아 토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행정구역상 전라북도 군산시, 김제군, 부안군의 1개시 2개 군에 걸쳐있다. 시화방조제의 2.5배에 달하는 33.9km에 달하는 방조제가 만들어졌다. 1987년부터 3조원이 투자되었다. 서울 면적의 66% 정도인 401㎢의 토지가 새로 생기며, 0.4%의 국토면적이 늘어난다. 새로 생길 토지에 공장, 건물을 짓거나 집을 짓고 살 사람들만 생긴다면, 없던 도시가 새로 만들어진다.
앞으로 투자될 새만금 종합 개발 사업의 투자 규모는 약 23조원이다.
새만금 복합도시는 신항만과 연계된 새만금의 성장엔진으로 약 10만9000명이 살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메카는 약 20㎢ 규모이다. 수소연료실증단지, 연구시험단지, 신재생에너지 특성화대학, 태양광 발전소 등이 건립된다. 생태환경용지는 생물자원 보존과 간척지 명소화를 위해 200㎢ 규모의 인공 숲으로 조성된다. 면적 1.95㎢의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엔 복합해양 레저단지가 조성되어, 숙박, 레저, 오락, 휴양이 가능한 국제 관광 복합단지로 만들어진다. 2020년까지 새만금 개발 사업은 이어진다.
새만금사업의 직접고용인원은 13만2000명, 그에 따른 유입인구는 46만명, 간접효과에 의한 유입인구까지 합하면 약 76만 명이다.
2013년 9월, 새만금개발청이 출범한다.
새 정부는 사업 시행자가 선정되지 않은 복합도시용지, 농어촌공사가 조성하는 산업용지 등 민간개발 용지에 대해 사용 방안을 재검토한 뒤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로운 계획을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새만금 종합 개발 사업에는 종합건설공사업자 외에 부동산투자회사, 부동산개발업자, 신탁업자 등 다양한 민간투자가 유치되며, 전북지역 기업이 우대된다.
커뮤니케이션연구자, 창업 컨설턴트/오익재(ukclab@nate.com)
오익재의 창조컬럼은 격조높은 시사주간지 투데이 신문에 매주 월요일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