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하동신문에 이런 기사가 눈에 띄였습니다.
“65세 신랑과 60세 신부 화촉을 밝히다!”
내용인즉 주인공은 하동군 북천면에 사시는 신랑 조영규씨와 신부 황금분씨입니다.
이 분들은 20년 전부터 같이 살아 오셨으나 가정 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다가
마을 주민들이 이를 안타까이 여겨 주민들이 합심하여 결혼식을 준비하였다는 얘깁니다.
마을회관에서 거행된 결혼식은 군의회 의장님이 주례를 맡으시고
면장님과 지역의 유지 등 80여 명이 참석하여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것이 톱기사로 실렸었습니다.
두 부부는 현재 마을 새마을지도자로, 마을 부녀회 총무로 각각 주민을 섬기시고 계시는데,
이날 축가는 이장님이 속한 색소폰 동호회에서 멋진 연주를 해 주었고
결혼잔치는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마련했다는 아름답고 행복한 소식입니다.
아 정말, 우리나라 KBS, MBC, SBS, JTBC는 뭐하고 있는 건가요?
9시 뉴스에 사건 사고만 보낼 게 아니라 이런 뉴스 좀 보내면 어디에 덧나나요?
이번 주에는 사라져 가는 양조장, 일명 술도가를 스케치 해 봤습니다.
동동주 한 잔 쭈~~~욱 하시고 행복하세요!!!!
술 익는 집
그해 겨울 사랑방에서는 술이 익고 있었다
술 익는 소리는 뽀글거리다가도 내가 문 여는 소리에 숨을 죽였다
귀를 독에 대면 생명 잉태를 위한 힘찬 몸놀림이 요동치고 있었다
상보를 걷어내고 설익은 술을 손가락으로 푹 찔러 입에 넣어보면 묘한 향기가 있었다
집에 귀한 손님이 오는 날이면 엄마는 즉석에서 술을 걸러 대접하셨다
겨울은 늘 술 익는 소리로 향기로웠다
그해 겨울처럼 술 익는 사랑방이 그립다
뽀글뽀글 솟아나는 거품방울들을 손가락으로 찔러보고
그 손가락 쪽 빨아 머리 핑 도는 야릇한 느낌이 그립다
화개장터 합동주조장은 그해 겨울의 술 익어가는 사랑방처럼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