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시작은 공감대 구축
QX통신 제343호 2014년 10월 8일 수요일
기분좋은QX는 2011년 평택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평택 지역문화기반구축과 평택국제중앙시장․한국소리터 활성화 등 문화․예술․관광 특성화사업을 기획, 추진해왔습니다. 9월에는 청년문화기획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가졌습니다. 월간『평택문화』9월호가 게재한 황상훈 대표의 이 날 강의를 중계합니다.
사진=기분좋은QX 황상훈 대표 ⓒ월간 『평택문화』권유진
‘평택의 지역축제와 문화기획’
황상훈 ‘기분좋은QX’ 대표
글/사진│권유진 kwonnew0101@naver.com
평택은 아직 축제다운 축제가 없다. 수 년 동안 지역의 대표축제 개발을 위해 노력했으나 실질적으로 추진되어 진행된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8월 20일 ‘2014 평택 청년문화기획 아카데미’의 두 번째 강연이 큰 관심을 모았다. ‘기분좋은QX’ 황상훈 대표는 ‘평택의 지역축제와 문화기획’을 주제로 성공적인 지역축제를 만들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축제의 주인은 만드는 자와 즐기는 자
“축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황상훈 대표가 건넨 첫 질문이다. 그는 축제의 존재 이유를 ‘즐거움을 위함’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함께 만들고 즐기는 것이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시민들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연히 참여가 없으니 시민 모두가 원하는 축제를 만들 수 없고, 결국은 일회성 축제로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축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재원의 독립이 필요합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재원에 기댄다면, 행정이 지속되지 않는 한 축제는 지켜질 수 없죠.”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축제는 주민들의 관심이 적다보니 예산을 상정할 때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따라서 축제의 존폐가 단체장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용도 지역주민이 아닌 외부의 의견에 좌우되며, 축제 자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축제의 본질은 지역특성 찾기
그렇다면 지역주민들은 왜 축제에 관심이 없을까? 황상훈 대표는 그 해답을 ‘축제의 내용’에서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축제는 지역 특성을 차별화한 프로그램도 없이, 전문가 부재상태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지역과 행사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어느 곳, 어느 축제에 가도 큰 차이가 없다. 평택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리고는 있지만 우리지역만의 특성은 없고 대부분 초청가수 공연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정통성도 없고 시민들의 참여도 드물다. 황 대표는 “이것은 축제가 아니라 공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해외의 경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축제가 많다. 특히 ‘하카타 기온 야마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다.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이 축제는 지역에 창궐한 역병이 물러가길 기도하며 가마에 올라탔던 것에서 기원한다. 야마카시 축제의 최고 행사는 오이야마 경주이다. 7개의 자치조직이 1톤의 가마를 제작해 이를 메고 5km를 달린다. 300여 명의 남성들이 교대하며 달리는 이 행사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가마를 만들고, 메고, 달리는 것은 오롯이 주민들의 몫이며 그 전통을 무려 760년 동안 지켜왔다. 할아버지와 손자손녀가 함께 달리는 모습에서 세대를 넘어선 공감을 엿볼 수 있다.
축제의 ‘콘센서스(Consensus. 합의)’ 만들기
“축제는 사회구성원인 당사자의 공감대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황상훈 대표가 말하는 축제의 콘센서스(합의)의 키워드는 바로 ‘공감대’다. “시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당사자가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외부 재원으로부터 독립해 자발적으로 작은 축제부터 만들어가야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그는 축제를 만들고, 키우고, 즐기고, 지키는 힘은 나아가 문화의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축제의 공감대는 재미와 의미의 적절한 조화로 이뤄져야 합니다. 재미만 강조하면 흥행은 보장되겠지만 이벤트성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축제의 핵심가치에서도 멀어질 것입니다. 반면 의미만 강조하면 본질에는 다가서겠지만 가장 큰 목적인 즐거움에서 멀어지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그는 축제로 만들어지는 문화의 힘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착한 진정성, 그것을 살아있게 하는 생기와 지속성이라고 말한다. 평택만의 특성을 살리는 지역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축제의 공감대를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선을 넘지 않는’ 협조가 필요하다.
<돈키호테의 어록>
“갈지(之)자로 가도 괜찮아.”
-쿠팡 공동창업자 윤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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