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모든 장르의 공연장으로 최적화 된 공간?
어제 그리고 오늘, 가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가뭄 끝에 단비는 “금비”라고도 할 만했지요.
그 와중에 저는 하동전통시장에서 지난 봄의 “봄나물장터”, 여름의 “매실장터”에 이어
“가을장터” 행사를 치렀습니다.
행사의 취지나 배경 등은 짐작하시리라 생각되어 생략하옵고,
시장이 탁월한 공연장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다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물놀이, 성악, 합창, 마술, 비보이, 시골 촌로들의 뽕짝 노래자랑,
여기에 그 어느 춤꾼도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의 멋진 한 잔 하신 아저씨의 춤,
경매와 즉석 팔씨름, 간이 무대에서 실시된 장터패션쇼,
할 것은 다 하고 있을 건 다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요신동의 간드러지게 넘어가는 곡조에 지폐를 호주머니에 꽂아 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
한 잔 하신 아저씨의 질펀한 춤이 행사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 것은
저만의 일이었을까요?
오동나무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 날 아침
마당에 홀로 서 있는 오동나무는
세 개의 잎을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매일 다섯 개 정도의 잎을 주었습니다
이파리가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을 때가 되면
눈 내리는 겨울이 시작될 것입니다.
남은 이파리를 보면 눈이 언제 내릴지 알 수 있습니다
하늘을 볼 수 없을 만큼 잎이 무성했던 가지에
하늘이 뚫리고 바람이 휘감아 돕니다
눈 내리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남은 이파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