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들아 어버이날인데 뭐 없냐?
지인이 이런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진을 보내주셨더군요.
“이놈들아 어버이날인데 뭐 없냐?”
얼마나 익살스럽고 우습던지요...
서른 개 마을 중 스물한 개 마을에서 작은 잔치가 열려 엄청나게 바쁘게 다녔습니다.
마을마다 부녀회와 청년회에서 조촐한 오찬을 준비하였더군요.
직원들이 만든 카네이션을 제가 방문하는 마을 최고령 어르신들께 달아드렸습니다.
마지막 동네에 가서는 결국 푸짐한 점심을 대접받았습니다.
그 대가로 노래 한 곡조 뽑았지요.
“옥경이 ~~~~ !!!”
별로 해 드린 것은 없지만
한 주간 내내 어버이 날 준비하는 마음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편하고 행복해야 이 사회가 편하겠지요.
정작 그 생각뿐이었는지 어린이날을 위해서는 준비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린이날 아침에 불현듯 미안하고 자책감까지 밀려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우리사회의 한켠으로 밀려나서는 안 되는데 말이지요.
“미안하다 아이들아! 내년 어린이날은 결코 잊지 않을게!”
청보리
헤푼 그녀
몸도 마음도
다아
바람에
맡겨버리고
주체할 수 없는
슬픈 춤사위에
옷고름 흐르고
바람이 파고 든 자리
치맛자락
흩 풀려져
논배미에
나부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