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연출/오승수 9월10일~11일 17:00 실사구시관
엄마와 딸은 세상에 둘도 없는 가까운 관계지만 그런 만큼 서로에게 상처주기도 쉬운 애증의 관계, 이 작품에서는 이런 모녀간의 사랑을 경쾌하면서도 애잔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탱고에 실어 그리고 있다. 엄마에게도 있었을 ‘가장 예뻤을 때’를 떠올리며 가슴 찡한 모녀일기의 한 켠을 들여다 본다.
남편과 사별 후 자식들을 혼자 힘으로 어렵게 길러내고 이제 막내 딸 하나를 데리고 사는 할머니. 손자, 손녀가 있어 말이 할머니이지 하는 행동이나 패션은 막내딸 희윤을 능가하는 유쾌한 동네 마당발이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어디를 가나 인기 만점인 그녀의 근심거리는 오직 하나! 아직 시집가지 않은 막내딸이다.
남자를 믿지 못해 결혼을 꺼리는 희윤은 엄마의 성화에 시집이 아닌 독립을 꿈꾸지만 여의치가 않다. 그러던 중 오랜 친구 사이로 지내 온 상우는 엄마의 부탁으로 희윤에게 프러포즈를 하게 되는데... 그와 엄마의 계약조건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희윤은 상우와 결혼을 하게 될까? 우여곡절 끝에 엄마의 소원대로 결혼식을 올리던 날 엄마는 쓰러지게 된다. 그동안 엄마의 먹어왔던 그 많은 비타민들이 항암제였던 것이다. 조용하고 유괘하게 딸을 위로하는 엄마의 마지막 가는 길은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 찡하게 한다.